'한진중공업 현장 최고위원회의 개최와 희망버스 탑승' 주장한 정동영 주장 거부'강제진압 저지를 위한 의원 보호단 구성 및 현지 파견' 주장한 천정배 요구도 거절
  • “투쟁과 함께 대화와 타협을 모색할 줄 알아야 한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한진중공업 노사분규 사태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균형있는 투쟁론’을 제시했다. 투쟁과 대화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가겠다는 입장이다.
    당내의 잇따른 ‘급진 좌클릭’ 요구에 대해 '중도 좌측'을 주된 대상으로 하는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해 “투쟁과 대화의 가운데에서 중심을 잡겠다”고 밝혔다.

    그는 “책임정당, 수권정당으로서 민주당의 위상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강하지만 절제된, 선명하지만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투쟁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손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한진중공업에서 최고위원회의 개최와 희망버스와의 전면 결합'을 주장한 정동영 최고위원의 제안에 대한 거부로 풀이된다.

    또 천쟁배 최고위원의 강제진압 저지를 위한 의원 보호단 구성 및 현지 파견 요구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일부의 ‘강경대응’ 요구에 민주당의 정체성을 ‘급진 좌클릭’에서 '중도 좌'로 튼 셈이다.

    이에 대해 이용섭 대변인은 “손 대표의 언급은 한진중공업 문제만이 아니라 앞으로 노사 문제와 관련한 민주당의 원칙과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급진 진보적 색채를 더하기 보다는 ‘중도 좌파를 주된 대상으로 안겠다’는 것이다.

    당내 ‘선명한 투쟁’ 요구에 대해서는 좌우 정체성 논란에 휘말리거나 특정 정파에 치우치지 않고 제 1 야당 대표로서 ‘균형’을 갖추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세 번째 출발을 앞둔 희망버스 행사 불참과 관련해서도 “희망버스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뒷받침되고 있기에 그 의미가 큰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당내 비주류와 급진 좌파진영 내에서 강한 비판과 불만의 목소리가 뒤따르고 있다. 투쟁과 대화를 병행하겠다는 손 대표의 입장이 원칙적으로는 옳으나, 자칫 손 대표가 한진 중공업 사태에 소극적인 태도로 비춰질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손 대표가 “(한진중공업 사태는) 정동영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당 차원의 동력을 떨어뜨렸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한진중공업 사태는 비정규직 전체의 문제로 제 1 야당인 민주당의 적극적 관심이 필요하다. 손 대표가 너무 신중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천 최고위원도 “정리해고 함의는 상당하기 때문에 단순히 반대한다고만 말할 것이 아니다”고 했다. “민주당이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좀 더 조직적이고 실천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