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송·현기환 당직 거부
  • “친박계 대부분이 부글부글 끓고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 친박계와 홍준표 대표 사이에서 갈등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7.4 전당대회에서 표를 몰아준 친박계지만 대표 당선 이후 9일간 ‘홍준표 체제’를 겪으면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지난 2008년 총선 당시 ‘공천 학살’을 당한 기억 때문에 공천의 실무 책임자인 사무총장에 민감한 친박계는 홍 대표가 친박계 대표주자로 떠오른 유승민 최고위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무총장직을 ‘자기 사람’으로 밀어붙인 점을 가볍게 넘기지 않고 있다.

  • ▲ 13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홍준표 대표와 유승민 최고위원이 뚱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 13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홍준표 대표와 유승민 최고위원이 뚱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유 최고위원은 13일 “당무나 공천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홍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상황이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서는 정치력 부재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날 우여곡절 끝에 진행한 당직 인선을 놓고 친박계 김학송·현기환 두 의원이 당직을 고사한 것도 홍 대표와 친박계간 ‘냉랭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임 당직자 임명식에 두 의원은 당직 인선을 거부하며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3선의 김학송 의원은 중앙연수원장직을, 초선의 현기환 의원은 노동위원장직을 각각 마다했다. 두 의원 모두 경선 기간 유 최고위원과 함께 홍 대표를 지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보가 일방적이고 ‘나눠먹기식 당직 인선’이라는 비판을 우려했다는 게 고사의 이유지만 기저에는 ‘홍준표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깔려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친박계 의원은 “지금 친박계에서는 ‘홍 대표를 밀었던 의원들은 다 실망하고, 홍 대표가 이럴 줄 알고 있었던 인사들은 그거 보라며 웃음짓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돈다”고 말했다.

    다른 친박계 의원은 당 운영은 홍준표 중심으로 한다는 말은 홍 대표가 친박 전체를 완전히 물먹이고 자기 뜻대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진행된 신임 당직자 임명식에는 약 3분의1이 불참했다. 불참한 의원 9명 중 친이계 심재철, 친박계 현기환·김학송 의원은 당직 인선을 거부했다

    이밖에 주호영 주광덕 김세연 의원은 지역구 활동을 이유로 불참했다. 김호연 윤상현 의원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들었다. 신영수 의원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불참한 의원들은 모두 당직 인선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일정이 있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