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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야 정치인 수십명을 배출한 유명 사설 정치인 양성학교 교장이 "일본의 정치 혼란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토로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반성을 한 이는 마쓰시타(松下) 정경숙 숙장(塾長.교장)인 사노 다카미(佐野尙見.68) 씨. 그는 이날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많은 정치인을 배출한 처지에서 (일본의) 정치 혼란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마쓰시타 정경숙은 1979년 마쓰시타전기(현 파나소닉)의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가 "국가의 지도자를 기르겠다"며 70억엔의 사비를 들여 가나가와(神奈川)현에 설립한 기관이다.
22∼35세의 대졸자나 사회 경험자를 중심으로 한해 10명 이내의 소수를 선발해 무료로 교육한다. 이곳을 거쳐 일본의 국회의원이 된 이들은 여야 합쳐서 38명이나 된다. 이 중에는 차기 총리감으로 거론되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상이나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외무상도 포함돼 있다. 지방의원이나 지자체 단체장을 합치면 77명의 큰 세력을 이루고 있다.
2009년 민주당 정권이 출범한 뒤 마쓰시타 정경숙 출신 정치인들이 두각을 드러내자 일각에서는 '큰 세력을 이루지 않겠느냐'고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일본의 평가는 냉엄하기만 하다. 지난 3월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의 정치 혼란이 더욱 두드러져 보이는 상황에서 마쓰시타 정경숙 출신 정치인들이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경숙 11기생인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51) 자민당 의원은 "이전에는 정경숙의 인재 육성에 대해 호의적으로 말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당신들이 일본을 망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듣는다"고 토로할 정도다.
사노 숙장도 "지금 일본에는 지도자가 없다"며 "'정경숙 출신자들은 핑계를 대기만 할 뿐'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마쓰시타 정경숙의 교육 방식을 바꾸겠다는 소리는 아니다. 사 노씨의 '반성'도 "정경숙 출신 정치가는 (정경숙에서) 국가관이나 역사관을 배워왔다"며 "지금이야말로 당리당략을 넘어서 속도를 내고, 지금의 곤란한 상황에 정면으로 대처하길 바란다"는 호소에 그쳤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