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계파가 힘으로 해결할 문제인가”김무성 “언제부터 자기주장만 하게 됐나”
  • 키를 잡은 선장이 방향을 잘못 잡은 탓일까.

    홍준표 호(號)가 새로운 출항을 위해 닻을 올리자마자 암초를 만났다.

    취임 첫 날부터 ‘계파·공천’ 발언으로 친박계와 충돌한 홍준표 대표는 취임 둘째 날인 6일 당 중진의원들과 한바탕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오전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당 중진의원들은 계파 문제를 두고 홍 대표를 향해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 ▲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6일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계파 해체 문제와 관련,
    ▲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6일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계파 해체 문제와 관련, "계파에 참여하지 말라고 윽박지르거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발언하자 홍준표 대표가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공천·계파’ 발언 논란

    정몽준 전 대표가 간단한 취임 축하 덕담을 끝내자마자 포문을 열었다.

    그는 “계파가 어떻게 시작됐나. 하향식 공천을 통해 245개 당원협의회가 위원장 개인의 사조직이 되면서 만들어진 것 아닌가”라며 계파는 윽박지르거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공천 과정에서 인연이 계파로 묶어지고 사당화된 당협위원장을 장악하면 당권·대권의 지름길이란 생각이 퍼져 있기 때문에 쉽사리 논의할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은 “새 지도부 들어서면서 계파, 공천, 세대교체 문제를 쏟아내는데 밖에서 듣기엔 너무 으스스한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새 지도부에 대해 당원들이 큰 기대를 갖고 있는데 (새 지도부가) 내부 문제를 계속 부각시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우파 포퓰리즘’에도 쓴소리

    홍 대표의 ‘우파 포퓰리즘’ 발언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경재 의원은 “(홍 대표가) 좋은 포퓰리즘과 나쁜 포퓰리즘을 말해서 혼돈이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의 영역을 지키며 친서민 정책을 추진하는데에는 공감하지만, 포퓰리즘과 친서민정책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몽준 전 대표는 “당 정강정책에 ‘한나라당은 포퓰리즘에 맞서 헌법을 수호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는 홍 대표가 직접 만든 것 아닌가. 잘 수호해주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가세했다. 그는 “현재 당헌당규의 정강정책은 홍준표 (당시) 혁신위원장께서 만드셨는데 입법취지에 입각해서 정강정책에 충실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말 속에는 ‘뼈’가 담겨 있었다.

    이어 김 전 원내대표는 “언제부터인지 최고위원회의와 중진회의가 통일되지 않고 정돈되지 않은 자기주장만 난무하는 회의가 돼 버렸다”고 홍 대표를 향해 공세를 폈다.

    공세가 계속되자 홍 대표는 “(다들) 포퓰리즘 얘기를 자꾸 말하시면서 걱정을 하는데 한나라당이 지금 하고 있는 정책은 좌클릭 포퓰리즘은 아니라고 본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언론에서 헌법 119조 2항(경제민주화 조항)을 잘 모르고 자꾸 ‘좌클릭’으로 쓰고 있다”고 언론을 탓했다.

    홍 대표는 당이 추진하는 정책은 헌법에 따라 서민정책을 강화하는 것으로 ‘좌클릭’이나 포퓰리즘이 아니라고 했다.

    아울러 “당의 정강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