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모.정자기증.입양 탓..상속ㆍ아이 고통 문제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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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애쉬모어와 제니퍼 윌리엄스는 자매지만 애쉬모어의 결혼 뒤 이들의 관계는 복잡해졌다.
아이를 낳을 수 없었던 애쉬모어 부부가 자신들을 위해 정자를 기증받아 윌리엄스가 낳은 맬러리를 입양하면서 윌리엄스와 맬러리의 관계가 문제가 됐다. 윌리엄스가 맬러리의 엄마이기도 하지만 이모도 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가족들이 더 복잡해진 가계도(family tree)를 보게 될 것이라며 대리모와 정자 기증, 입양 등의 영향으로 뒤얽히고 있는 미국 가계도를 소개했다.
복잡해진 가계도는 학교 수업, 출생증명서 등의 변화를 유발했다.
일부 학교는 전통적으로 해왔던 가족관계에 관한 수업을 하지 않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가족관계에 관한 수업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외국어 수업으로 밀려났다. 외국어로 아빠, 엄마를 배울 때만 가족 명칭과 관계를 가르치고 있다.
학교 선생님들은 가족관계를 가르치려면 대리모, 정자 기증자, 동성 부모 등에 대한 얘기도 준비해야만 한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 6년 동안 미혼 가구가 결혼한 가구보다 더 많아졌고 많은 동성 부부가 대리모나 정자 기증자, 입양 등을 통해 아이를 갖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정자은행인 캘리포니아 정자은행(California Cryobank)은 2009년 자신들의 고객 중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 비율이 3분의 1에 달한다고 밝혔다. 10년 전 7%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어났다.
출생증명서도 바뀌고 있다. 생식 기술을 이용해 태어났는지, 어떤 생식 기술이 사용됐는지 등에 대한 문항이 추가되고 있다.
복잡해진 가계도는 문제점도 유발하고 있다.
가계도 문제는 상속에 관한 논란이 발생하면 더 복잡해진다.
미국 족보학자협회의 러츠 번 회장은 가족들이 생물학적 친척이 사망했을 때 누가 상속을 받느냐를 궁금해한다고 전했다.
가족 간 관계 설정과 호칭도 문제다.
애쉬모어와 윌리엄스 자매는 수개월의 논의 끝에 애쉬모어는 맬러리의 엄마이고 윌리엄스는 이모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다른 문제에 부딪쳤다. 동성 파트너가 있는 윌리엄스가 역시 정자 기증을 통해 낳은 재미슨과 맬러리의 관계다. 겉보기에 이들은 사촌이지만, 생물학적으로는 엄마가 같은 반(半) 형제이기 때문이다.
복잡한 가계도는 아이들에게 가족 관계를 설명하는 데도 고통을 주고 있다.
메릴랜드 주 록빌의 7학년 교사인 앤드리아나 머피는 독신 엄마를 둔 한 남자 아이가 친구에게 "누나가 있다"고 말했다가 친구로부터 "아빠가 없는데 어떻게 누나가 있냐"는 면박을 당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 남자 아이는 자신이 정자 기증을 통해 태어났고 정자 기증자와 그의 딸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외에 정자 기증 등을 통해 태어난 생물학적 자식을 다른 가족들의 반대로 가계도에 넣지 못해 부담을 느끼다가 뒤늦게 가계도에 포함하는 사례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