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교통상부에 사상 처음으로 여성 공보과장이 탄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주(駐)프랑스 대사관의 유복렬(47) 정무참사관. 외교부는 올 하반기 정기인사를 앞두고 과장 인사위원회를 열어 유 참사관을 차기 공보과장에 내정했다고 외교부 관계자들이 5일 전했다.

    유 참사관은 프랑스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지난 1997년 특채로 들어온 비(非) 고시 출신. 입부 후 외교부 서구과에서 프랑스 담당관으로 일했고 파리 대사관에서 두 차례나 근무한 외교부 내 대표적 프랑스통(通)이다.

    특기할만한 대목은 유 참사관이 프랑스에 보관돼 있던 외규장각 도서 반환의 숨은 주역이라는 점. 지난해 프랑스 외교부와의 실무협상을 맡아 지난 1991년 이후 20년 가까이 교착 상태를 거듭하던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공을 인정받았다.

    유 참사관은 이번 인사를 앞두고 공보과장으로의 '변신'을 자원했다는 후문이다.

    대변인실 소속의 공보과장은 외교부 내 공보라인의 실무책임자로 업무강도가 세기로 손꼽히는 직책. 그러나 유 참사관은 외교부의 대외적 이미지를 형성해내는 '공공외교'의 꽃인 공보업무에 매력을 느껴 어떤 지원자 보다도 적극적 열의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안팎에서는 유 참사관이 뛰어난 사교성과 친화력, 그리고 여성 특유의 꼼꼼하면서도 매끄러운 일처리 능력으로 '첫 여성 공보과장'으로서의 임무를 휼륭히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특히 이번 여성 공보과장 기용은 최근 외교부 내 여성직원과 간부의 비율이 증가하는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는 "공보과장 업무는 돌발 상황이 밤낮없이 발생하고 술자리도 잦다 보니 '남자가 할 일'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외교부 내 여풍(女風)이 거세지고 출입 여기자 비율도 5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여성 공보과장의 탄생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