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놀리기 동영상, 온라인서 '뜨거운 감자'
  • 최근 지하철 안에서 젊은 남녀가 손위 사람을 상대로 막말을 퍼붓는 영상이 유포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때 '선생님 놀리기'란 이름으로 유행처럼 번졌던 정체불명의 동영상들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각종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교사놀리기' 동영상들은 지난해부터 커뮤니티 게시판 등을 장식,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던 영상들로, 칠판에 필기를 하는 중년의 교사 뒤에서 학생들이 자유분방한 춤을 추는 장면들을 담고 있다.

    실제로 영상을 살펴보면 학생들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교사가 여려차례 지적을 하는 데에도 학생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집단춤'을 추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해당 영상을 접한 일부 네티즌들은 "교권이 땅에 추락했다", "우연히 영상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며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지만 교사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마저 실추된 현실이 안타깝다"는 발언을 남겼다.

  • 그러나 후속 취재 결과 문제의 영상 일부는 만우절을 맞아 학생들과 교사가 미리 짜고 재미삼아(?) 만든 영상물로 밝혀졌다.

    문제는 학생들 스스로 교사를 '희화화'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에 대해 아무런 꺼리낌이 없을 정도로, 일선 현장에서 '선생님'에 대한 경외심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는 현실에 있다.

    불과 십수년 전만해도 교사를 놀리는 행동을 재미삼아 벌이는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교사 몰래 딴짓을 하는 행동이 하나의 유흥거리로 자리잡으면서 '교권유린'으로 간주될 수 있는 언행이 학생들의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일환으로 취급되는 풍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최근엔 수업 중에 교사와 술래잡기를 하고 남학생이 젊은 여교사를 성희롱하는 동영상마저 등장, 그야말로 교권이 땅바닥까지 떨어진 느낌을 주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네티즌은 "휴대폰의 발달로 교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광경들이 인터넷에 급속도로 퍼지는 바람에 문제가 더욱 크게 비화되는 것 같다"며 "사람의 필요로 만들어진 문명의 이기가 결국 '교권 실추'를 부추기는 역작용을 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한 교육 단체 관계자는 "최근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교사놀리기' 동영상들은 체벌을 강제로 금지시키고 휴대폰 사용규제가 풀린 시점부터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무분별한 동영상 유포와 더불어 학생들이 자신들의 잘못은 뉘우치지 않은 채 교사들의 체벌 행위만을 문제삼는 분위기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