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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베를루스코니(74) 이탈리아 총리가 과거 마피아에 정기 상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잇따른 성추문 파문으로 곤경에 빠진 그에게 또 다른 악재가 등장한 셈이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23일 인터넷판에서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사업을 시작한 이래 마피아 보스에게 1년에 30만 파운드(약 5억3천100만원)를 30년간 정기적으로 지불했다는 사실이 마피아 단원에 의해 법정에서 공개됐다고 전했다.
일명 `일 포로코(돼지)'로 알려진 마피아 단원인 지오바니 부르카(54)는 부패혐의로 기소된 이탈리아 경찰관 2명에 대한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이런 진술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1980년대 초반 시칠리아를 거점으로 한 이탈리아 최대 마피아 조직의 대부 스테파노 본타데에게 베를루스코니가 많은 돈을 지불했다"면서 "많은 사람이 베를루스코니가 '보호금'조로 돈을 건넸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매년 제공한 돈의 규모는 대략 30만 파운드(6억리라)이며 이 돈은 시칠리아의 베를루스코니 기업에서 나온 것이라고 부르카는 설명했다.
지난해 가을에도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측근이 법정에서 총리의 '마피아 연루' 의혹을 시인하는 증언을 한 적이 있다.
부르카는 이어 본타데가 1981년 42번째 생일 때 경쟁조직의 총격에 의해 사망한 후에는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토토 리나라는 마피아 보스에게 돈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한때 베를루스코니가 돈을 건네는 것을 거절하자 마피아에서 그를 물리적으로 위협한 사실도 부르카는 소개했다.
부르카는 "그가 돈을 주는 것을 중단하자 우리는 다시 돈을 지불하도록 타격을 줘야만 했다"고 말했다.
'타격'의 의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1986년 베를루스코니가 살던 밀라노 저택에 대한 폭탄 테러를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1996년 체포된 부르카는 이날 부패혐의로 기소된 경찰관을 상대로 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히 그는 지금까지 100∼200명 정도를 죽였다고 진술했다. 1992년 반(反) 마피아 판사 지오바니 팔콘에 대한 차량 폭탄테러에도 참여했고, 심지어 동료 마피아의 11살 아들을 납치해 살해하기도 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그동안 마피아 연관성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해왔으며, 70년대 마피아가 아들 피에르실비오를 유괴하려 했을 때만 어쩔 수 없이 연관됐을 뿐이라고 밝혀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