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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성 일부가 부자들을 위한 '프라이빗 클럽'으로 쓰이고 있는지를 놓고 중국에서 뜨거운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16일 중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자금성 내 건복궁(建福宮)이 부호들을 위한 연회장으로 전락했다는 의혹 제기는 국영 중국중앙(CC)TV의 앵커인 루이청강(芮成鋼)에 의해 촉발됐다.
루이청강은 최근 자신의 마이크로블로그를 통해 건복궁이 프라이빗 클럽으로 개조됐으며 500장의 회원권이 전 세계로 팔려나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고궁이 자금이 필요해 어떤 방식으로든 자금을 모으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 같은 방식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루이청강의 폭로 이후 논란이 커지자 자금성을 관리하는 '고궁박물원'은 지난 14일 "건복궁이 부자들을 위한 연회장으로 쓰인다는 것은 있지도,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이후 프라이빗 클럽의 개소식에 참석했다는 한 네티즌이 인터넷에 '클럽 회원 가입서'를 공개하면서 다시 고궁박물원 측을 의심하는 눈길이 거세지고 있다.
이 네티즌의 폭로에 따르면 고궁박물원 산하 기업인 '궁정문화공사'는 지난달 23일 건복궁에서 '클럽 개소식'을 개최하고 참석자 100여명에게 회원 신청서를 나눠줬다.
신청서에는 일정한 회비를 내고 회원이 되면 건복궁에서 식사, 회의, 공연 관람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개소식에 초청된 사람들은 대부분 한 대학의 CEO과정 졸업생들이었다고 이 네티즌은 전했다.
이번 사건을 처음 공론화한 루이청강은 다시 자신의 마이크로블로그를 통해 "내막을 잘 아는 사람에 의하면 회원권은 100만위안(1억6천8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500명 회원이면 5억위안(841억원)이란 계산이 나온다"며 다시 공세를 퍼부었다.
애초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던 고궁박물원 측은 회원가입 신청서가 공개된 이후에는 아직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네티즌들은 대체로 전 국민이 공유해야 할 문화재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킨 처사를 용납할 수 없다고 분노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건복궁에 현대적인 고급 클럽이 생긴다면 전 세계에 중국 문화의 우수성을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베이징=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