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PA, 전날 "원칙적으로 타결"2030년까지 교역 10억 달러 목표희소금속공동연구센터 사업 성공적ICJ 등 국제기구 선거 과정서도 협력운전면허 상호 인정·영사 협력 지속한반도 평화 구상에 적극 공감 지지
  • ▲ 이재명 대통령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울란바타르 정부청사에서 열린 한-몽골 공동 언론 발표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울란바타르 정부청사에서 열린 한-몽골 공동 언론 발표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몽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정상회담을 갖고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 공동 선언을 채택했다. 양국은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외교·경제·보건의료·농업·디지털·에너지·문화유산 등 21개 분야의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몽골 울란바타르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경제·통상·투자 협력을 확대하고 공급망과 핵심 광물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원칙적 타결을 계기로 2030년까지 한몽 교역 규모 10억 달러 달성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CEPA는 관세 철폐 등 시장 개방을 골자로 한다는 점에서 자유무역협정(FTA)과 유사하지만 여기에 더해 '기술 협력'과 '인적 교류', '투자 활성화'까지 포괄하는 통상 협정이다. 한국과 몽골은 2021년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무역 협정은 그간 부재했다. 이에 따라 2023년 하반기부터 CEPA 체결이 추진돼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말한 '원칙적 타결'이 실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는다. 이날 서명된 21건의 협정·MOU 목록에 CEPA는 포함되지 않은 만큼 이 대통령의 언급은 양국이 CEPA 협상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뤘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될 뿐 협정문 자체가 확정됐음을 뜻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명된 21건의 협정·MOU에는 대한민국 외교부 국립외교원과 몽골 외교부 간 협력 MOU를 비롯해 유통 물류 협력 MOU, 보건의료 및 의학 협력 MOU 갱신, 몽골 제2국립암센터 건립사업 관련 협력 MOU, 디지털·과학기술·에너지전환 협력 MOU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교육 분야 협력 MOU, 한국은행-몽골중앙은행 교류협력 MOU 갱신, 한국수출입은행-몽골무역개발은행 상호 협력 MOU, 단기 방문자 운전 및 운전면허증 상호 인정 협정 등도 서명됐다.

    특히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광물 자원 부국인 몽골과의 협력은 정상회담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에 대해 후렐수흐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 지원으로 한몽 희소금속 공동연구센터 설립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양국의 전략적 중요 분야 협력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고 있다"며 "오늘 이 분야와 관련 기관 간 협력 문건 세 건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학 중인 189개국 가운데 몽골은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양국 간 인적 교류가 이미 상당한 규모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언급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양 정상은 관광, 유학, 취업, 문화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 간 교류를 활성화하겠다"며 "'인적 교류 증진 협력 로드맵'을 바탕으로 양국 국민의 편익 증진과 상호 이해 확대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기반인 영사 분야 협력을 지속 강화하고, 양국 국민이 더 자유롭고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렐수흐 대통령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유학하거나 일하며 생활하고 있는 6만여 명의 몽골 국민은 양국의 우호와 협력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운전면허 상호 인정 협정과 영사협정 등의 문서가 체결된 것은 양국 국민의 권익 보호와 인적 교류 증진에 있어 큰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이 공유해 온 역사적 유대도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몽골 근대 의료 발전에 헌신한 이태준 열사를 비롯해 양국 우호의 역사적 자산을 함께 기리고 계승함으로써 양국 국민의 우정과 신뢰를 더욱 단단하게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에 후렐수흐 대통령은 "100여 년 전 한국 의사 이태준 선생께서 당시 우리 몽골 수도였던 후레에 머무르며 병원을 설립하고 몽골 국민을 치료하였으며 이를 높이 평가한 복드 칸(몽골 마지막 칸)이 최고 등급의 에르디니-인 오치르 훈장을 수여했다"며 "뜻깊은 역사를 오늘 이 자리에서 함께 되새긴 데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국제 무대에서의 협력 확대 방침도 확인됐다. 이 대통령은 "양 정상은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그간 국제 무대에서 축적된 협력과 상호 지원 전통을 유지, 강화해 나갈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기구와 다자 무대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고, 국제사법재판소(ICJ)를 비롯한 국제기구 선거 과정에서도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후렐수흐 대통령은 몽골이 주도하는 지역 안보 관련 국제회의인 '울란바타르 동북아 안보 대화'에 대한 한국 측의 계속적인 지지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오늘 후렐수흐 대통령에게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 말씀드렸고, 대통령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에 대해 적극 공감해 줬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언제나 지지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양국 정상이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를 함께 열어간다는 공동의 비전을 확인하고 한몽 관계 발전의 지향점을 담은 공동 선언을 채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후렐수흐 대통령도 "몽골과 대한민국 간 관계와 협력을 새로운 내용으로 더욱 내실화하고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황금 시대를 열어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함으로써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가 한 단계 도약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몽골 국빈 방문은 2011년 이명박 대통령 이후 15년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방문 마지막 날인 오는 11일 몽골 최대의 국가 축제에 주빈으로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