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로 흘러드는 강이 없는 남극 대륙에서는 빙산이 강의 역할을 대신해 해양 생물에 양분을 공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3일 보도했다.

    미국 몬터레이만 수족관연구소(MBARI) 과학자들은 남극 빙붕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의 90%가 모여 웨델해에 집결하는 남극반도 동부의 이른바 `빙산 길목'을 세 차례 답사한 결과 빙산이 녹으면서 철분을 서서히 방출해 주변 해양식물에 양분을 공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심해연구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남극의 수만년 된 빙하는 서서히 바다를 향해 움직이면서 바람에 실려온 먼지를 모으고 바위를 갈아내는데 얼음에 실린 먼지와 바위 가루는 철분이 부족한 남극해의 식물성 플랑크톤에 중요한 철분 공급원이 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빙산의 이런 작용은 온실가스를 비롯한 탄소가 대기 중에 얼마나 방출되며 해상(海床) 등에 얼마만큼 저장되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위성사진 분석 결과 빙산 주변에 엽록소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하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양분을 만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탄소의 일부는 이를 흡수한 식물성 플랑크톤이 죽어 바다 밑에 가라앉을 때 함께 바다 밑에 저장된다.

    연구진은 빙산의 철분이 이런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빙산의 주위와 밑을 지나가는 퇴적물 채취장치를 개발해 해상에 퇴적된 물질을 채취했다.

    그 결과 빙산 주변 심해 바닥에는 난바다에 비해 두 배가량의 탄소가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빙산이 주변 수 킬로미터 지역에서 생물활동을 강화하는 이른바 `후광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온난화로 남극의 빙산이 점점 더 많이 떨어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빙산이 과거보다 많은 탄소를 심해로 가라앉힌다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이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이것이 다음 연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