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인터넷 업체인 구글은 오는 6월 중순 법인 고객들을 겨냥한 넷북 형태의 클라우드 기반 랩톱 '크롬북'을 출시한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구글은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 모스콘 웨스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구글 개발자대회'(Google I/O 2011) 둘째 날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사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캐시카우(수익 창출원)' 역할을 하는 법인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사실상 MS에 전면전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구글은 전날에도 음원 사업 등 애플과 아마존의 주요사업 부문에 진출을 선언하고, MS는 인터넷전화회사 스카이프를 85억달러에 인수해 애플과 구글이 양분한 모바일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 글로벌 IT업체 간에 뺏고 빼앗기는 영역 다툼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클라우드 기반 랩톱 들고 법인시장 진출..MS아성에 도전 = 구글은 이날 삼성전자와 대만의 에이서와 손잡고 새 운영체계(OS) 크롬OS로 구동되는 넷북 형태의 컴퓨터 '크롬북'을 오는 6월15일 미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등에서 동시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크롬북'은 애플리케이션이나 게임, 사진. 음원과 영화 등 각종 파일 등을 하드드라이브가 아닌 클라우드에 저장하며, 부팅시간이 기존 PC와 달리 단 8초밖에 걸리지 않는 등 편리성이 강화됐다고 구글은 소개했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이 서비스가 글로벌 기업 구글의 진출 등에 힘입어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을 경우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어느 곳에서나 인터넷 접속을 통한 정보 접근이 가능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의 '크롬북'은 12.1인치 스크린으로 가격이 429달러(한화 46만원 상당), 대만의 에이서 제품은 이보다 낮은 349달러(한화 38만원 상당)에 판매될 예정이다.

    구글은 특히 '크롬북'을 기업과 학교 등 법인에 패키지 형태로 대여하는 사업도 함께 시작한다고 말했다. 3년 약정으로 이뤄지는 이 사업은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관리 등 각종 서비스까지 지원할 예정이며, 기업에서는 1인당 월 28달러, 학교는 20달러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법인시장을 겨냥한 이 사업모델은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 매출의 핵심분야이어서 MS에 강력한 도전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현재 대부분의 컴퓨터가 MS의 '워드'나 애플의 아이포토 등을 사용하고, 사진과 문서를 하드드라이브에 저장하게 돼 있는 기존의 이용자들의 사용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점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도 남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구글은 앞서 전날 발표한 클라우드 기반의 음원.영화서비스도 애플의 아이튠즈와 아마존의 '클라우드 드라이브 뮤직서비스' 등과 유사한 형태로 충돌이 불가피해지는 등 개발자대회를 통해 글로벌 IT 경쟁사들을 상대로 전방위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셈이 됐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크롬북은 컴퓨터 관리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 새 사업모델"이라며 "앞으로 기업들은 이 같은 모델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까지 주장했다.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모습 나타내 = 구글의 '크롬북' 발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낸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이 사업분야에서 MS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진 것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윈도에 본질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윈도7은 일부 훌륭한 보안기능도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나 윈도 모델이 복잡하고, 보안도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뒤 "컴퓨터 관리의 복잡성은 거의 고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브린은 이어 '크롬북'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한 기자의 지적에 대해서는 349달러에서 시작하는 랩톱 가격은 비싼 것이 아니라고 반박한 뒤 참석 기자들을 상대로 간단한 조사를 통해 이를 입증하는 재치(?)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랩톱 가격 500달러 이하와 1천달러 이하, 이상으로 나눠 각각 손을 들어 달라고 요청해 대부분의 기자가 1천달러 이상인 노트북을 가진 것을 확인시켜 줌으로써 '크롬북'이 비싼 가격이 아님을 강조했다.

    ◇'앵그리 버드' 웹에 내려앉다 = 구글은 또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게임으로 유명한 로비오 모바일의 '앵그리 버드'가 크롬 브라우저에서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로비오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인 피터 베스터백카는 기조연설을 통해 "구글의 브라우저가 현대 브라우저기능을 제대로 결합해 놓았기 때문에 첫 번째 웹 파트너로 선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