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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금성(현 고궁박물관)에 도둑이 들어 특별전시 중이던 예술품 수십억원 어치를 훔쳐 달아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해 중국 공안당국이 발칵 뒤집혔다.
11일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전날 중국의 일부 인터넷 게시판과 마이크로 블로그인 웨이보(微博)에는 '절대 내부소식. 고궁에 도둑이 들었다'는 글이 퍼지기 시작했다.
9일 새벽 자금성 보안 요원들이 순찰을 하고 있을 때 수상한 남자를 발견해 붙잡으려 했지만 도망가 붙잡지 못했으며 이날 날이 밝은 뒤 확인 결과 재궁(齋宮)에 마련된 특별전시장에서 10억위안(1천645억원) 어치의 문물 7점이 사라졌다는 내용이었다.
피해액을 제외하고 이 같은 소문은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고궁박물관 측은 10일 오후 인터넷을 통해 홍콩 량이창(兩依藏) 박물관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던 재궁에서 8일 도난 사건이 발생해 현재 공안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별전에는 서양식 화장함, 가방, 가구 등 주로 현대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으며 도난당한 작품은 주로 금은과 각종 보석으로 장식된 화장함으로 적게 잡아도 가치가 수십억원에 달한다고 량이창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사라진 예술품들은 대부분 홍콩의 유력 금융인인 펑야오후이(馮耀輝)의 소장품들이다.
그러나 량이창 박물관의 왕샤훙(王夏虹) 관장은 "고궁에서 전시를 하고 있어 도난은 생각도 못해 31만위안(5천120만원) 어치의 보험만 들어놓았다"고 말해 범인이 잡히지 않을 경우 큰 손실이 예상된다.
공안은 폐쇄회로(CC)TV 화면 등 단서를 바탕으로 한 26세 남성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검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는 관람 시간에 자금성에 들어와 숨어있다가 밤이 된 뒤 범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도난을 당한 재궁 뒤편에는 구멍이 뚫려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난사건 발생 후 무장경찰이 배치된 가운데 재궁, 연희궁(延禧宮), 경인궁(景仁宮), 승건궁(承乾宮) 등 자금성의 동쪽 축선은 관광객들의 통행이 금지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다.
자금성의 한 직원은 "최소한 범인이 잡힐 때까지 당분간은 개방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에서는 국보를 비롯한 진귀한 문화재 수십만 점이 보관되고 있는 자금성의 경비 부 문제에 대한 비판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