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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중희 부장검사)는 지난 6일 구속한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를 상대로 미술품 거래 과정에서 횡령한 자금의 사용처 파악에 나섰다.
8일 검찰에 따르면 홍 대표는 오리온그룹 계열사 등 고객이 위탁 판매를 맡긴 미술품들을 은행에 담보로 맡겨 80억∼90억원을 대출받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에는 오리온그룹의 미디어 관련 계열사 M사가 소유했던 미국 팝아티스트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스틸라이프'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홍씨가 이 작품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자신의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의 채무 변제 등에 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홍씨가 횡령 혐의에 대해 상당 부분 시인하는 만큼 추가 횡령 규모와 사용처 파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오리온그룹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고급빌라 '마크힐스'를 지으며 조성했다는 비자금 40억6천만원을 홍 대표가 입금받아 미술품 거래 방식으로 '돈세탁'을 해주는 과정에서 이미 구속된 오리온그룹 최고위 임원 조모씨 외에 다른 '윗선'과의 접촉은 없었는지 추궁할 계획이다.
한편 협력업체로부터 부정한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온미디어(현 CJ E&M) 전 대표 김모씨의 구속 여부는 9일 결정된다.
김씨는 2007∼2008년께 방송·미디어 사업과 관련해 협력 관계에 있는 A사 관계자로부터 편의를 봐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온미디어가 오리온그룹의 비자금 조성 창구로 활용됐거나 비자금 조성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며, 김씨의 구속 여부가 결정된 이후 조사 경과를 정리해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등 그룹 수뇌부의 소환 일정을 정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