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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미래 10년은 자원·에너지 분야에 사업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지난 29일 중국 다롄(大連)시 창싱다오(長興島) STX다롄 조선해양생산기지에서 열린 창립 10주년 기념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10년 후인 2020년 자원·에너지 부문에서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2조4천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회장은 "전 세계에서 자원이 있는 국가로 진출해서 그 자원을 가지고 비즈니스 기회를 만드는 국가별 전략을 세우고 잘 공략한다면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TX그룹은 이날 2020년 그룹 전체적으로 매출 120조원, 영업이익 8조원을 달성해 국내 7대 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강 회장은 이어 한국-중국-유럽의 3대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향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호주·아시아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글로벌 전략으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그룹 매출이 조선·기계와 해운·무역에 편중돼 있지만, 2020년에는 부문 간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문별로 조선·해양에서는 한국, 중국, 유럽 각 10조원씩 30조원의 매출로 현재의 현대중공업[009540] 규모로 성장하고, 기계·엔진 분야에서도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6천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고 밝혔다.
또 해운과 무역에서도 각 200억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고, 해외 플랜트·건설 부문도 현재 1조원에서 10년 내 10배는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샐러리맨 출신의 대기업 오너인 강 회장은 기업 지배구조에 대해 "유럽의 유명한 기업 오너들은 상당수 메인 쉐어 홀더(최대주주)라는 명함을 가지고 다니는데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그런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면 투자할 사람은 많기 때문에 결국 유능한 경영자가 지배구조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시간이 흐르면 자연적으로 개인이 기업을 지배할 수 없는 구조로 가게 돼 있는데 산업 역사가 짧은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집착이 너무 크다며, "지배구조를 중시하는 것은 지극히 한국적인 생각"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강 회장은 지금까지 STX그룹의 경우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보다는 최고경영자(CEO) 중에서 차세대 총수가 나와야 한다는 지론을 강조해왔다.
강 회장은 향후 기업 인수합병(M&A) 계획에 관해서는 "M&A를 하지 않는 것은 기업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기업을 인수할 것인지, 새롭게 공장을 세우는 그린필드에 진출할 것인지는 어떤 시장이냐, 어떤 업종이냐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 것"이라며 M&A의 전략성을 강조했다.
STX다롄의 기업상장(IPO) 계획에 대해선 "유한공사가 중국 내에서 직접 할 수는 없고 홍콩이나 싱가포르 쪽에서 상장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상장에 앞서 먼저 핵심역량과 기업가치를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미래 비전 발표에서 "국내 7대 그룹 도약을 목표로 내놓기는 했지만 국내 기업 순위는 중요하지 않은 만큼 사실 이런 표현은 쓰고 싶지 않았다"며 자기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탑 클래스를 지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변화와 도전을 게을리하는 기업에 미래는 사치일 뿐"이라면서, 과거를 얘기하는 것은 오늘 이 자리가 마지막이 될 것이며, 제2도약을 선언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총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