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앙당 간부, "식량사정 1990년보다 더해"
  • "2008년도부터 농장원들이 식량부족으로 너무 많이 죽어 일손이 모자랄 지경이다. 도시에서 농장원들을 모집하는 일들까지 벌어지는 등 현재 농장원들의 생존환경에 무서운 그림자들이 드리워져있다."
    북한중앙당의 한 간부가 처참한 북한의 식량사정을 솔직히 토로했다.

  • ▲ 굶어 쓰러진 꽃제비.ⓒ아시아프레스 캡처
    ▲ 굶어 쓰러진 꽃제비.ⓒ아시아프레스 캡처

    이 간부는 최근 북한인권지원단체 '좋은벗들'에게 "지금 북한 상황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보다 더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1990년대 대량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굶어죽어도, 세계에다 특히 한민족인 남조선에 식량구걸을 하지 않았었다"며 "요즘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미국과 국제 사회에 식량 원조를 요구하고, 남조선과의 정상회담도 여러 차례 제기를 하는 것은 식량 사정이 1990년대 말보다 더 험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선군 체계에서 군인들까지 굶겨죽이면서까지 농장원들에게 군량미 중단 등의 혜택을 주는 등 가능한 조치를 다 취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이제 농민들이 더 죽으면 농사지을 인력도 없어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겨울에도 전국 농장원들 70%가 언 감자 몇 알로 생계유지하고, 풀도 나지 않은 겨울 야산에 나가 풀뿌리를 캐러 다녔다"며 "식량 배급이 10년 전에 이미 없어진 도시 일반 노동자들은 화폐 개혁으로 직격탄을 맞아 사정이 어려우니까 체면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 간부는 "대북지원을 받으면 상부는 상부대로 하부는 하부대로, 각 단위별로 직장별로 힘 있는 데는 힘 있는 데서 우선 해먹게 돼있다"며 "중앙에서 그것을 시정해보려고 몇 번 검열그루빠를 내려 보내고, 시범으로 몇 사람 목을 날리기도 하지만 그 때 뿐"이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일부가 군대에 간다고 해도 군인들도 굶어 죽어가는 백성들이고, 우리 자식들"이라며 "간부들이 다 빼돌리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 사람들이 많이 먹어봤자 하루 세 끼 먹는데 나머지는 어차피 시장에 나오게 돼있다"고 식량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