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와 재송신 문제로 갈등을 빚던 SBS가 스카이라이프에 대해 수도권에서 HD(고화질) 방송 공급을 중단했다.

    27일 SBS와 KT스카이라이프에 따르면 SBS는 이날 오전 6시부터 KT스카이라이프에 HD 신호를 공급하지 않고 있다.

    스카이라이프는 SBS의 송출 중단으로 피해를 보게 된 시청자가 46만 가구(OTS 가입자 제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를 통한 SBS의 HD 방송은 중단됐지만 SD(표준화질) 방송은 여전히 전파를 타고 있다. SBS의 HD 방송은 스카이라이프의 'HD존' 내의 6번 채널에서 방송됐으나 현재 이 채널에는 검은 배경에 자막으로 방송 중단 고지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SBS의 SD 방송은 205번에서 여전히 방송 중이다.

    양측은 지난 2008년 4월 1년간 유효한 HD채널 재송신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나 2009년 4월 이후의 방송분에 대해서는 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상태다.

    SBS와 스카이라이프는 지불 조건을 놓고 의견 접근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난항을 겪자 SBS는 '25일부터 스카이라이프에 HD 채널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자막을 22일부터 내보냈으며 이후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로 공급 중단 시기를 이틀 늦춘 바 있다.

    양측은 26일 자정 넘어까지 협상을 계속 진행했으나 계약을 맺는 데는 실패했다.

    스카이라이프는 "스카이라이프는 최근 MBC와 맺었던 계약과 같은 조건을 제안했지만 SBS는 이를 거부하고 MBC와 차별적인 조건으로 계약을 맺기를 원했다"며 "MBC와 맺은 계약에 상호간에 '최혜대우'를 보장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SBS에 더 유리한 계약을 맺을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SBS는 "시청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희망했으나 KT스카이라이프의 불성실한 협상태도로 최종 계약에 실패해 부득이하게 HD 채널의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스카이라이프가 협상 기한을 48시간 연장한 뒤에도 계속 협상에 응하지 않다가 협상 종료 12시간 전에야 기존의 주장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는 수정안을 제시했다"고 비난했다.

    스카이라이프는 앞서 재송신 문제를 둘러싸고 MBC와 갈등을 빚어 SD 방송 중단 직전 상황에서 극적으로 합의를 본 바 있다.

    당시 양측은 MBC가 케이블TV나 IPTV 등 다른 유료방송과 계약을 맺을 때 스카이라이프에 불리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스카이라이프가 다른 지상파방송과 계약을 맺을 경우 MBC가 불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쌍방향 '최혜대우'를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재송신 분쟁으로 MBC의 HD 방송이 지난 14일 오전부터 19일까지 스카이라이프에서 방송되지 못했으며 방통위는 이에 대해 MBC와 KT스카이라이프 양측 모두를 대상으로 제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