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 “분당乙, 당운을 걸고 총력 지원하라.”
“與 텃밭 분당을 여론조사 결과, ‘박빙·혼전’ 판세, 한나라 위기감 고조!”
예상치 못한 결과를 접한 한나라당 지도부에 비상이 걸렸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총출동해서, 4.27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 국회의원 선거에 뛰어들었다.
14일 성남 분당구 정자역 앞 광장.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가 나경원 최고위원, 심재철 정책위의장, 원희룡 사무총장, 배은희 대변인 등 60여명이 넘는 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유세에 나섰다.
공천 과정에서 강재섭 카드를 극구 거부했던 홍준표 최고위원까지 나섰다.
-
- ▲ 성남 분당 정자역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 지원유세를 나온 홍준표 최고위원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강재섭 후보 홈페이지
판세가 악화되자 거당적 차원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홍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검은색 선글라스에 붉은 줄무늬 셔츠를 입고 18번인 ‘홍도야 우지마라’를 부른데 이어, 강 후보가 어려운 난관을 헤치고 이 자리에 섰다는 의미를 담은 노래라며 ‘추풍령’을 열창했다.
선거 경험이 풍부한 강재섭 후보가 알아서 할 것이라, 처음에는 발을 뺐던 안상수 대표도 가세한다. 안대표는 오는 19일 강 후보와 함께 4.19 묘지를 방문한 뒤 처음으로 분당으로 가 밑바닥 민심을 파고들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강 후보와는 별도로 분당 곳곳을 찾아 ‘힘있는 한나라당의 강재섭’이란 콘셉트로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보수의 명운’이 달려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당 對 당’ 구도로 선거를 치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합 기류는 ‘제2의 강남’이라 불리는 분당에서의 패배가 분당(分黨)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형성됐다.
‘나홀로’ 손학규, 정당 내세워 봐야 좋을 게 없다
한나라당이 분당을 보궐선거에서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과 달리,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강원도지사 선거 에 총력전을 펼치기 위해 16일 원주로 집결했다. 자연스레 손학규 후보는 ‘나홀로’ 선거운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15일 낮 손 후보는 성남 KT본사 앞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나오는 직원들에게 “안녕하세요. 손학규입니다”라며 두 손으로 악수를 청했다.
‘민주당’이라는 구호는 없었다. 당명 대신 자신의 이름 석 자만을 내걸었다. 홍보 문구에도 당명이 빠져 있었다. 손 대표와 선거운동원들은 ‘기호2 손학규’만을 연신 강조했다.
이처럼 손 대표가 마치 무소속 후보처럼 혼자 움직이는 것은 정당을 내세워봐야 좋을 게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분당이 여당의 텃밭이라고 불릴 정도로 보수 지역 정서가 강하다는 점을 고려해 손 후보는 민주당 간판을 앞세우지 않은 것이다.
당을 위해 몸을 바치겠다고 출마한 야당 대표가 자기 색깔을 감추는 건 사리에 맞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지난해 7월 당시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이재오 후보가 이러한 방식의 선거 운동을 펼쳐 승리를 거머쥔 것도 손 후보의 ‘나홀로’ 행보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
- ▲ 4.27 국회의원 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을' 후보로 출마한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15일 성남시 분당구 KT 본사 앞에서 유권자들과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孫 “이재오 나홀로 선거는 ‘쇼’에 불과” 지적하더니...
이처럼 손 후보가 중앙당의 지원을 마다하고 ‘이재오 성공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7.28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이재오 후보가 주민과 같은 눈높이에서 민심을 듣는 ‘양방 통행식 선거’ 방식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당시 민주당과 상임고문이었던 손 후보가 거세게 비난하고 나선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은평을 보선 며칠 앞두고 손학규 상임고문은 이재오 후보를 향해 “혼자 다니는 것은 쇼에 불과하다. 그게 바로 밀실정치가 아닌가”라며 견제구를 날렸었다. 그랬던 손대표가 '이재오 식 행보'를 따라 하자, 역시 "표앞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당시 민주당은 당차원에서도 논평을 내고 ‘이재오 견제’에 힘을 쏟았다. 전현희 원내부대변인은 당시 현안 브리핑에서 “나홀로 선거라니, 한나라당과는 전혀 무관한 개인 이재오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하고 비겁하게 보인다”고 비난했었다.
하지만 이 후보는 끝까지 ‘나홀로’ 선거운동을 이어나가 민주당 장상 후보를 제치고 승리를 거뒀다.
이를 두고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그렇게 비난하던 손학규 후보가 이재오 특임장관의 선거 전략을 따라하는 걸 보니 아직도 한나라당에 있고 싶은가 보다”라면서 “민주당의 색깔을 감추면서까지 선거운동을 하는 당 대표를 보면서 민주당 당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질 것인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