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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1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에게 먹구름이 드리웠다.
선거 초반 김 후보와 야권단일화 후보간 ‘박빙’ 판세가 예상됐으나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가 다소 불리한 입장에 놓인 것으로 나타난 것. 이는 최근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야당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랐음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뉴데일리>가 여론조사 기관인 홀딩페이스에 의뢰해 6일 김해을 지역 19세 이상 성인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주당 곽진업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이 47.2%로 김태호 후보(40.3%)를 앞섰다.
연령대별로 곽 후보는 20~40대 젊은층의 지지도가 높았다. 특히 30대 지지율에서는 53.3%를 얻어 26.6%를 얻은 김 후보를 두 배 이상 앞섰다. 김 후보는 중장년층의 지지율이 눈에 띄게 높았는데 60대 이상(64.9%)에서는 곽 후보(24.6%)를 큰 차이로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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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위기의 남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이 있는 이곳에서 수차례 고배를 마신 한나라당은 경남도지사를 연임하고 국무총리 후보까지 오른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비록 김태호 후보가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6.5%포인트 차로 우위를 점했지만 결코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당 지지도만 봐도 알 수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지지하는 정당을 묻는 질문에서 37.6%의 응답자가 한나라당을 꼽았다. 이어 민주당(25.7%), 국민참여당(13.1%), 민주노동당(6.8%), 진보신당(2.3%), 자유선진당(2.1%) 순이었다.
만약 자유선진당을 제외한 야당통합이 이뤄질 경우 추산되는 지지율은 무려 47.9%에 달한다. 물론 통합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오차가 발생할 수 있지만 한나라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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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후보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곽 후보는 최근 국민참여당이 요구한 100% 여론조사 경선을 전격 수용하는 등 ‘친노’를 내세운 국민참여당의 이봉수 후보에게 인지도는 밀리지만 본선 경쟁력에서 크게 앞선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야권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곽 후보(29.4%)가 이 후보(24.0%)를 앞지른 것도 그의 자신감을 방증하는 단면이다. 또 타 언론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곽 후보의 지지율이 이 후보를 앞질러 사실상 야권단일후보로 곽 후보가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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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은 곽진업, 인구 밀집지역은 김태호 ‘우세’
지역별 조사 결과를 놓고 따지고 보면 김해을은 혼전 양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진영읍에서 김태호 후보는 노무현의 남자로 알려진 곽진업 후보(61.8%)와의 가상대결에서 28.2%포인트 차로 크게 뒤졌다.
시내 내외동에서도 김 후보(30.8%)는 57.3%를 얻은 곽 후보에게 26.5% 차로 밀렸다.
다만 또 다른 노무현의 남자인 이봉수 후보와의 대결에서는 44.7%를 얻어 이 후보(35.9%)를 8.8%포인트 차로 앞질렀다.
일부 정치인들이 ‘성지’로 삼고 있는 봉하마을에서 노 대통령 농업정책 특별보좌관을 9%포인트 가까이 따돌렸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김해을 유권자가 많은 곳중 하나인 장유면에서는 결과가 또 달랐다. 김 후보는 곽진업·이봉수 후보와의 대결에서 각각 47.5%, 48.8%를 얻어 두 후보를 8.5%, 9.6%포인트 차로 눌렀다.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부동표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한다. 곽 후보가 진영읍에서 지지층을 휩쓸면서 이 지역에서 ‘지지후보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4.6%에 그쳤다.
그러나 이곳에서 이봉수 후보는 오히려 김 후보에게 밀렸고 부동층은 19.5%로 커지는 모습이었다. 또 이 가운데는 20~30대 젊은층이 다수 포함돼 있을 것으로 예측돼 이봉수 후보와의 대결에서 20대 표심을 싹쓸이한 김태호 후보의 약진이 예상된다. 아울러 이 같은 결과들은 향후 부동표의 움직임이 후보 간 희비를 좌우할 수 있음을 전망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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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측부터 민주당 곽진업, 한나라당 김태호,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 각 후보 홈페이지, 연합뉴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어떻게 작용하나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에게는 뜻밖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는 죽을 맛이다.
‘신공항 백지화 결정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1.2%가 ‘한나라당이 불리하다’고 답했다. ‘별 영향이 없을 것 같다’는 33%에 그쳤다.
신공항 백지화는 김해지역 주민들로서는 나쁘지 않은 결정으로 보였다. 밀양과 가덕도 두 곳 다 경제성이 없다면 김해공항에 대한 확장공사가 뒤따를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이 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에 나온 지역 민심은 달랐다. 5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한나라당이 불리할 것이라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50대만 한나라당에 불리하다(37.2%)는 응답이 별 영향없다(45.4)는 대답보다 낮게 나왔다. 여권으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김해을에서는 ‘야권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야당이 승리한다’는 목소리가 커져 갈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나라당의 지역별 내분사태는 후보단일화를 앞두고 있는 야권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와 관련 여론조사를 담당한 홀딩페이스의 최종호 대표는 "지금 민주당의 곽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결국은 김해을도 투표율이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곽 후보가 20대와 30대에서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는데 이들이 실제 투표장까지 갈 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 후보가 신공항 후폭풍을 가다듬을 수 있는 카드로 어떤 방안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