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윤금초 지음 ‘무슨 말 꿍쳐두었니?’
  • 원로 시조시인 윤금초씨의 통산 여섯 번째 시집.
    우리 정형시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구체적이고 생동감 있는 '구어(口語)의 장(場)'으로 기록될 만한 성취라고 평가되고 있다.

  • ▲ ‘무슨 말 꿍쳐두었니?’.ⓒ뉴데일리
    ▲ ‘무슨 말 꿍쳐두었니?’.ⓒ뉴데일리

    그의 오랜 시력(詩歷)에 눌어붙어 있을 법한 관습적인 표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랜 언론사 생활을 통해 ‘항상 새로운 것’을 찾는 눈을 가진 탓도 있을 것이고, 시인 스스로도 간밤에 한 뼘 가웃 자란 ‘귀’라는 표현처럼 세상을 향해 열려있는 ‘활짝 열린 귀’를 통해 온갖 소리를 귀여겨들으며 자신만의 '시어(詩語)'를 끝없이 만들어가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정격과 파격 사이를 오가는 윤금초 시인의 현대시조는 창조적 자각의 결과이다. 사물이나 시간이 가지는 미추(美醜)와 청탁(淸濁)을 굳이 가르지 않고, 사물과 시간이 자신의 기억 속에서 제 나름의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는 생각을 그 안에서 펼쳐나간다. 추상어보다는 구체어, 문어(文語)보다는 구어(口語), 표준어보다는 지역어를 지향하는 그의 시학은 정형 시단을 아름답게 채색해주고 있다.

    책만드는집 펴냄, 143쪽,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