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개 별로 부활한 PCC-772 천안함 용사들, 다시 NLL로똑같은 대학생들 "순국의 영혼들 빛으로 영원히 간직"
  • "긴급명령! 천안함은 속히 출동하라."
    천안함이 다시 서해 바다에 나섰다.
    2011년 3월 26일 밤 9시22분, PCC-772 천안함은 다시 백령도 북방을 향해 출동했다.
    어둠이 깊게 드리운 바다, 그 배엔 별이 된 46명의 해군들도 타고 있었다.
    이창기 원사, 최한권 남기훈 상사, 김태석 박경수 문규석 강준 김경수 박석원 안경환 신선준 김종헌 최정환 민평기 정종율 중사, 임재엽 문영욱 손수민 이상준 심영빈 장진선 조정규 서승원 방일민 박성균 조진영 서대호 차균석 김동진 박보람 하사, 이상희 이용상 이재민 강현구 이상민, 작은 이상민 병장, 정범구 김선명 박정훈 안동엽 상병, 강태민 김선호 조지훈 나현민 일병, 아! 그리고 정태준 장철희 이병 까지!

  • ▲ 47개 별로 부활한 PCC-772 천안함 용사들.ⓒ한국대학생포럼 제공
    ▲ 47개 별로 부활한 PCC-772 천안함 용사들.ⓒ한국대학생포럼 제공

    어둠을 헤치고 천안함은 바다로 나아갔다.
    지난 1년 전 바로 이 시간, 난데없는 충격에 서해바다에 묻혔던 천안함, PCC-772 천안함은 1년 뒤 정확한 그 시간 9시 22분에 출동명령을 받았다.
    그들에게 출동을 명령한 이들은 그들과 똑같은 젊음들이었다.
    "용사들이여, 이제 일어나라. 깊은 잠에서 깨어 다시 바다로 나가라. 당신들에겐 아직 지켜야할 NLL이, 조국이 있다."
    그리고 그 젊음들은 명령했다.
    "긴급명령! 천안함은 지금 즉시 출동하라."

    26일 밤 9시22분 천안함이 출동했다.
    출동 기지는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만호리 평택항. 1년전 반파된 천안함이 실려 들어온 장소이다.
    한국대학생포럼의 대학생들은 이날 이곳을 찾았다.
    대학생의 힘으로, 같은 젊음의 힘으로 천안함을 다시 만들고, 47인의 영혼을 빛으로 밝혀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에 피폭된 그 순간, 이들은 47개의 LED 조명으로 천안함을 살려냈다.
    그리고 명령했다. "가라! 우리의 소중한 국토인 NLL을 다시 지켜라!"라고.
    별이 되어 부활한 46명의 천안함 용사들은 한주호 준위와 함께 활짝 웃으며 명을 받았다.
    "천안함, 그리고 UDT, NLL을 사수하겠습니다"라고.
    47개 별들은 다시 NLL로 떠났다.
    인천 해양경찰서에 근무하며 지난해 3월 26일을 경험한 조민형씨는 시로 이들의 무운을 빌었다.

    그날 밤, 평소보다 유난히 소란스러웠던 밤
    내무실에 울리던 익숙치 않던 전화벨소리.
    누군가의 장난전화라고 하기엔
    너무도 슬피 울렸던 따르릉 따르릉

    그 날 밤, 전날보다 유난히 눈부셨던 밤
    새벽녘 청사를 비추고 있던 네온사인 같았던 불빛들
    간단한 비상상황이라 하기엔
    너무 긴박했던 서해 앞바다

    그 날 밤, 모든 게 유난히 달랐던 밤
    사람의 감정에서 즐거움이 그리고 웃음이 사라졌던 밤
    단순한 사고라 하기엔
    너무나도 처참한 모습의 “PCC-772 천안함”

    그 날 밤,
    그들의 외침이 우리에게 소란스러울 정도로 들리기를,
    불빛들이 망망대해 모든 곳을 눈부실 정도로 밝히기를,
    자랑스러운 우리 천안함이 그들의 마지막 희망을 끝까지 지켜주고 있기를,
    미치도록 바랐던 그 날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