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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달말 혹은 내달초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의회가 올해 봄에 이 법안을 표결처리해주기를 원한다고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9일 밝혔다.
커크 대표는 이날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커크 대표는 지난달 13일 한덕수 주미대사와 함께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인 서드웨이 초청으로 열린 조찬행사에서 "한.유럽연합(EU) FTA가 발효되는 시점인 7월 1일 이전에 한.미FTA가 비준되기를 원한다"고 밝혔으나 이날 하원 청문회를 통해 공개한 희망 비준일정은 이보다 앞당겨진 것이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가 한.미FTA를 가능한한 조기에 비준, 수출증대와 고용확대 효과가 신속히 가시화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커크 대표는 "재계와 노조, 의회 등과 폭넓은 의견 교환을 거친 후 지난해 12월 한국과 FTA 쟁점현안을 타결지었으며, 타결된 한.미FTA는 미국 자동차산업과 해당분야 근로자들에게 더 나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수출증대와 수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 이행법안을 몇주안에 의회에 제출하고자 하며, 올해 봄에 이 법안이 승인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커크 대표는 "몇주라는 표현이 한달 미만의 기간을 의미하느냐"는 피터 로스캄(공화.일리노이)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 2월말 혹은 3월초에 한.미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생각임을 내비쳤다.
커크 대표는 또 한.미FTA의 쟁점현안 타결을 모델로 삼아 콜롬비아 및 파나마와의 FTA도 진전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파나마.콜롬비아 FTA의 쟁점현안을 가능한한 올해 안으로 타결짓고 그 이후 의회에 FTA 이행법안을 제출하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해당국들과 즉시 교섭 노력을 강화할 것을 내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커크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한.미FTA와 미.파나마FTA, 미.콜롬비아FTA 등 3개 FTA를 동시에 비준하자는 공화당 일각의 주장과 달리 한.미FTA와 나머지 2개 FTA를 분리, 한.미FTA를 조기에 발효시켜야 한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을 확실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데이브 캠프(미시간) 세입위원장을 비롯한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미.파나마FTA와 미.콜롬비아FTA 이행법안이 한.미FTA 이행법안과 함께 상반기중에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파나마 및 콜롬비아와의 FTA 진전을 위해 오바마 행정부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캠프 위원장은 "처리해야 할 FTA가 1개(한.미FTA)만 있는 것이 아니라 3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해 3개 FTA의 동시 처리를 압박했다.
커크 대표는 이에 대해 "행정부가 파나마 및 콜롬비아와의 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기 앞서 해결해야할 할 중대한 이슈들이 남아 있다"고 말해 이들 2개 FTA를 한.미FTA와 함께 조기 비준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말 하원 세입위원장을 맡았던 민주당의 샌더 레빈(미시간)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콜롬비아에서 노조지도자들에 대한 탄압이 우려할만한 수준이며 파나마가 조세회피 지역으로 악용되고 있는 사례 등을 지적하며 이런 문제의 해결없이 해당 2개 FTA의 조기비준은 곤란하다고 밝혀 커크 대표의 입장을 옹호했다.
한편 백악관의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백악관이 FTA 이행을 위한 일정표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한.미FTA 비준을 상반기중에 마무리짓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며, 콜롬비아 및 파나마와의 FTA는 올해안으로 쟁점현안을 타결지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