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비공식 만찬서 후진타오에 `北압박' 주문 후진타오 `대만.티베트 문제' 단호한 입장 밝혀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비공식 만찬에서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아시아에서의 미군을 재배치할 것이라며 강력하게 경고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0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가진 만찬에서 후 주석에게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해 미군 재배치와 방어적 자세의 변화, 동북아시아에서의 군사훈련 강화 등 장기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미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 발언은 지난달 후 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처음 나온 것으로 이번 비공개 만찬에서도 재차 강조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방어적 자세의 변화와 관련, 선제 공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적 위협이 되는 북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중국에 큰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 항공모함이 서해(중국명 황해)에서 합동 군사훈련에 참여한 데 대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의 태도 변화는 천안함 사태에 대해 북한을 비난하지 않는 등 완전하지는 않지만 정상회담 직후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에 대해 처음으로 우려를 나타내는 등 이전과는 다소 달라졌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중국이 민감해하는 군사훈련 등을 거론하며 직접 압박한 것이 일부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후진타오 中 국가주석 환영 국빈만찬(AP=연합뉴스)

       미중 정상회담 이후 남북이 고위급 군사회담을 개최키로 하는 등 회담 재개 분위기의 움직임은 각국들이 조금씩 양보한 결과물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 북한이 공격에 대한 사과 없이 대화를 재개하는 것을 꺼려 왔으나 일부 양보했고 미국도 북한과의 다자회담(6자회담) 재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고 신문은 전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20일 미 의회를 찾아 상하 양원 지도부들을 만났다.

       후 주석은 환대했던 백악관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의원들의 쓴소리를 감내해야 했으나 그 수위는 예상만큼 신랄하지는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케빈 브래디 공화당 의원은 "후 주석과의 면담은 거창한 연설만이 존재했다"고 말했고 민주당의 샌더 레빈 의원도 "질문할 시간이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고 불평했다.

       후 주석은 연설에서 양국 관계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대만과 티베트 문제 등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천명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후 주석은 연설에서 대만과 티베트 문제와 관련, "역사적으로 미중 관계는 양국의 핵심이익과 관련된 문제를 잘 해결할 경우에 순조롭게 발전해 왔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양국 관계는 어려움과 긴장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