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 신년인사회서 "대기업 손자, 손녀는 돈 내고 해야 된다"
  • 이명박 대통령은 14일 "선거철이 되면 나도 되돌아보면 급하면 포퓰리즘에 빠질 수 있다"고 민주당의 무상복지 정책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은평구 불광동 소재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여성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나도 정치를 해보니까 정치는 반드시 합리적으로 되는 거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비교적 (포퓰리즘) 안 하는 사람이지만 선거 때 되면 유혹에 빠진다"며 "합리적 사회가 돼야 한다"고 거듭 민주당의 무상복지 공약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보육은 이미 사실 무상보육에 가까이 갔다. 아주 부자 아니면 중산층 전원 다 보육비 대준다"며 "내가 서울시장 할 때는 돈이 모자라 셋째 아이부터 하자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치사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래도 나는 대기업 그룹의 손자, 손녀는 자기 돈 내고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사람들 손자, 손녀는 용돈 줘도 10만원, 20만원 줄텐데 5만 원 내고 식비 공짜로 해 준다면 오히려 그들이 화가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불과 10년 뒤에는 고등 졸업 인구가 현재 67만명에서 46만명으로 갑자기 떨어질 것"이라며 "그러면 대학도 고등학교도 보육시설도 남을 텐데 시설을 더해달라고 요청한다. 해달라는게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당장 그 문제 갖고 내일 10년 안 문제 생각 안하고 머리 숙이니 밑만 보인다. 발밑만 보인다"고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오늘 우리 사회가 많은 문제점 노출됐다. 머리 숙이고 발밑만 보고 머리 맞대면 어떻게 되겠냐"면서 "불과 10년 후 일어날 변화, 출산 문제 등 다 될 수 있다. 문제점도 제시하며 정부는 거기 맞춰 오늘 문제 10년 후 문제 검토해 대책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미래 삶은 결국 이념적 싸움은 없다. 삶의 질의 문제"라며 "한국 땅에서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해지겠냐의 싸움에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운이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자"면서 "서로 발바닥 보며 머리 맞대지 말고 우리가 일기가성하자"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 사회가 이념, 진보, 보수 등 논란이 많고 복잡하다"면서 "여기에 북한이 자꾸 나쁜 짓을 해서 우리 사회가 걱정스럽다. 하지만 길게 보면 희망이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많은 분을 만나면서 새해에는 남을 존중하고 이해하고, 나 자신 조금 자제하자고 했다"면서 "올해는 남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자제하는 세상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여권 신장과 관련해서도 "한국은 여성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조금 있으면 오히려 남성들을 의무적으로 채워야 한다는 세상 온다. 나도 딸이 셋이고 아들이 하나인데 아들은 비리비리하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행사에는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과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등을 비롯해 장미란 국가대표 역도선수 등 사회 각계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