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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를 바라는 분들의 한 사람으로서 미국의 의회정치를 보면서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미국은 인구 3억 명이 조금 넘는 국가로서 지난해 11월 2일 중간선거에서 435명의 의원들이 선출되었습니다. 이들은 2년 임기로 이번에 82명의 의원들이 공화당으로 진출하였고, 오바마 대통령이 속해 있는 민주당은 겨우 9명만이 새로운 의원으로 진입했습니다. 이로써 공화당은 242명이고 민주당이 193명이 되어 제112회 미국 하원은 여소야대(與小野大)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수당이 된 공화당에서는 개원식 다음날에 있을 시무식에서 하원 역사상 처음으로 수정헌법을 포함해 4,543개의 단어로 구성된 미국헌법 전문(全文)을 30분에 걸쳐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큰 소리로 낭독했습니다. 이는 낭독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며 건국 이후 하원역사 22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미국 헌법의 첫 머리말인 "우리 미국 국민은 보다 완전한 연방을 건설하기 위해,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국내 안녕을 보장하기 위해, 보편적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우리 자신과 후손들에게 자유의 축복을 확보해 주기 위해 미합중국의 헌법을 제정하고 확립한다."를 시작으로 공화당 의원 전원과 이 헌법낭독에 동조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헌법 전문을 낭독했습니다. 이는 의원들에게 헌법을 존중하게 하고 헌법에 근거해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되새기게 하려는 목적이었습니다.
이번에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쟌 베이너(John Boehner)는 이를 지지하면서 "우리는 늘 지역주민을 대표한다고 다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헌법에 대고 선서하는 것 뿐이라며 헌법낭독은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하겠다는 뜻을 상기시켜 주기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쟌 베이너는 1949년생으로 20년째 오하이오주 출신 하원의원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 공화당 원내총무직을 맡고 있습니다. 그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국정 최고 과제로 추진했던 국민의료보험개혁에 매진할 때 헌법에는 모든 개인에 대한 건강보험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대통령의 의료개혁의 주 내용인 건강보험 가입 의무화 조항은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반대해 왔었습니다. 그는 공화당이 다수당으로 선거가 끝날 때 감격의 눈물까지 흘렸던 분입니다. 이로서 오바마 대통령이 달성한 미국의 국민의료보험개혁의 시행에 빨간 불이 켜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미국의 민주주의 의회(議會)입니다. 소수당의 당론이 모든 국민을 위한다고 생각되면 국민의 투표를 통해 의석수를 늘려서 다수당이 되어 그들의 당론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소수당은 이러한 절차를 무시(無視), 내지는 알지 못하고 금방 거리로 나와 여당과 대통령을 독재라고 외치기부터 하는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는 금방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금방 이루어진다는 건 독재정권이나 쿠테타 정부에서나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소수당은 독재당도 아니고 쿠테타를 통해 생겨난 당도 아닙니다. 그들의 당론이 대다수 국민들에게 호응될 수 있도록 하여 차기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가 하는 정치입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한국의 경제는 세계적이고 정치는 꼴찌라고들 말합니다. 몇 번에 걸친 국회에서의 난동은 세계의 비웃음을 산 행동이었으며 거리정치는 지양(止揚)되어야 하겠습니다. 언론의 자유가 가장 발달되어 있는 미국에서조차 대통령과 여당에 공개적으로 비신사적인 말을 하는 야당의원은 없습니다.
지난 정권 때 법무장관까지 역임하고, 한국의 최고 명문대학에서 석사학위까지 받으신 현직 국회의원께서 거리의 무법자처럼 상식 이하의 발언을 공석에서 하였다니 참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분이 이러한 발언을 하기 전에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염두에 두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공인(公人)일수록 말을 조심해야 하는 법이며 신사답게 행동하면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귀감이 되어야 합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지금 행해지고 있는 여의도 정치를 배우고 그들이 또 국회의원들이 되어 이를 반복한다면 우리나라의 정치는 세계가 비웃는 정치가 계속 될 것이며 선진국으로의 진입은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에 미국 하원에서 행해진 헌법낭독과 같은 행사가 우리나라 국회에서도 행해져 국회의원들로 하여금 헌법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국민의 대표로서 막강한 의무를 각성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대한민국의 헌법 1조는 1항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대표들이 모인 국회에서는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기보다 당으로부터 나오는 것 같습니다. 2012년에 있을 총선 때부터는 유권자들이 국회의원을 뽑을 때 인격 있는 사람을 당선시켜 국회가 웃음거리가 되지 않도록 국민들의 주권과 권력을 행사 할 수 있는 국민이 되기 바랍니다. 이것이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는 첫 단추가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