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박근혜 대권행보, 내가 봐도 좀 빨라”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최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권행보에 대해 “내가 보기에도 좀 빠른 것 같다”면서 “내년은 우리의 국가 안보나 국제상황이 매우 중요하고 긴박한 대이다. 경제적으로도 불안정이 큰 시기인데 이런 대 정치권이 대선정국으로 가면 정당 및 대선주자들이 표를 얻기 위해 모든 것을 거는 구도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31일 문화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박 전대표의 ‘한국형 복지구상’에 대해서도 “복지라는 것을 딱 떼놓고 얘기하면 좀 위험하다.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다”면서 “약자에 대한 지원이나 배려는 당연한 것이지만 양극화 문제와 결부돼 어느 한쪽의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흐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자유선진당 의원들을 만나면 총선 전망이 없다는 얘기를 한다’는 질문에 “우리 충청권 의원들이 참 걱정들이 많다. 하지 않아도 될 걱정들인데”라고 웃어넘긴 뒤 “수권정당이 되겠다는 권력 의지를 가져야 한다”며 “당 구성원들이 어떤 상황이 되든 간에 그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굳은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선에 대한 정치적 의중이 담긴 말씀이냐’고 묻자 이 대표는 “이렇게 얘기하면 마치 ‘이회창이 대권 의지를 표현했다’고 하고, 그렇게 얘기하지 않으면 ‘이회창이 포기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그 문제에 대해 내가 준비한 현답은 ‘아직은 그것을 언급할 시기가 아니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내가 안보에 관련된 얘기를 많이 하니까 대권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하지 않느냐. 참 말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다시 대권에 도전하기에는 연세가 너무 많다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는 “열이 확 나네. (대선에) 뛰어들기로 결정한 다음에 말해 주겠다”고 말하며 웃어 넘겼다.

지역구인 충남 예산에서의 차기 총선 출마여부에 대해서도 “그것도 지금 대답해야 하느냐”면서 “시구가 생각난다.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