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적 발언" 여성 의원들 발끈
  •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킨지 하루만에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우리 여성의원들은 꼭 남성의원을 초청해 점심 값을 내게 만든다”고 발언해 논란을 낳고 있다.

    박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11시 현안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이 현재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발언 파문은 시작됐다.

    박 원내대표는 “매일 지방에서 집회 및 최고위원회의를 하지만 특별하게 당 업무를 맡아서 참석 못하는 최고위원을 제외하고는 100% 참석을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이럴 때 우리 여성의원들은 일제히 점심시간에 현장을 찾아가 피켓 시위와 함께 홍보물 배포를 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우리 여성의원들이 스마트해서 남성의원 한분을 꼭 초청해서 점심 값을 내게 만든다”고 말했다.

    최근 한 개그 프로그램은 사회적으로 우리나라 남녀의 문화적 사고방식 모순과 관련해 큰 영향을 일으켰다.

    이 프로그램에서 한 개그맨은 “남자들이 여자들 봉이냐? 각성하라. 대한민국 여성들이 밥값을 내는 그날까지”라며 한국 남자들이 갖고 있는 생각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이 프로그램이 방영된 이후, 한국사회에서 남자가 여자들을 위해 밥값을 내고 이것저것 해주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남성들의 외침이 시작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 원내대표의 발언은 남성들의 시선에서 그리 달갑지 않다. ‘왜 민주당 여성의원은 꼭 남성의원을 초청해 점심 값을 내게 만드는 것인가’, ‘밥값은 그냥 여자들이 내면 안 되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당시 박 원내대표가 설명을 하던 당시의 상황이 ‘민주당의 여성의원들이 참으로 열심히 노력해주고 있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하더라도 이번 발언은 충분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지를 갖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한나라당은 안 대표의 발언을 지적하고 나선 박 원내대표가 성 차별적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다며 격앙하고 있다.

    한나라당 정미경 의원은 “적반하장도 유분수격이지, 여자 밥값을 운운하며 성 차별적 발언을 일삼는 박 원내대표가 누구를 지적할 수 있겠냐”며 “당장 이번 성 차별 발언과 관련해 사과하라”고 밝혔다.

    이어 정 의원은 “남자가 밥값 내게 만든다는 건 대체 무슨 의미냐”며 “이번 발언을 박 원내대표는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