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사님, 아무래도 거기는 좀 위험한데….”

    21일 경기도청 고위 간부들에게 ‘비상사태’가 발령됐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이날 예정된 김포 애기봉 등탑 성탄트리 점등식 참석을 그대로 강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20일 펼쳐진 연평도 사격 연습 이후 국내 긴장감이 극에 달하면서 김 지사가 외출(?)을 감행할 경우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보좌진들의 주장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권총 한 자루 없는 도지사 일행에게 포탄이 날아와도 대응할 방법은 전혀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김 지사는 “우리 군대를 우리가 믿지 않으면 안된다”며 “포탄이 쏟아져도 예정된 일정을 다녀오겠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 지사는 “통일전망대보다 북한에 더 가까운 애기봉을 안보교육과 병행한 안보관광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지시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손원희 비서실장은 “7년만에 경기도 김포에서 점등되는 애기봉에 도지사가 참석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하지만 분명히 위협은 있는 만큼 보안을 신경 쓰고 있지만 특별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답답했다”고 전했다.

    한편 애기봉 등탑은 점등시 전력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에서는 개성에서까지 식별이 가능해 서부전선 대북심리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곳이며, 이 때문에 그동안 북한에서는 애기봉 등탑 점등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이날 점등식에는 김 지사를 비롯해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이호연 해병대 2사단장, 유영록 김포시장, 이영훈 목사, 교회 신자 및 군부대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