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 '한국형 복지 국가' 제창김 지사 "안보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오 시장은 아직 무상급식과 공방 중
  • 한나라당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박근혜 전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로 다른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표는 ‘복지’를 화두로 내세우고 진보 세력까지 아우르겠다는 전략을 보였고, 김 지사는 ‘안보’를 계속 강조하며 보수 세력의 집결을 꾀했다.

    오 시장은 전국적인 화두로 떠오른 민주당의 전면 무상급식과의 대립을 계속 이어갔다.

    서로의 다른 입장에서 나타난 서로 다른 행보지만, 이날 세 후보가 보여준 모습은 연평도 사격 훈련이라는 중요 이슈와 맞물려 향후 대권으로 향하면서 내세울 각각의 이념 콘셉트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평가되고 있다.

     

    ◇ 박근혜, 한국형 복지국가 제창

     

  • 박 전 대표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한국형 복지국가’를 주창, 대권 행보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정가 안팎에서 박 전 대표가 향후 대선을 위해 ‘복지’를 화두로 꺼낼 것이라는 예상대로의 모습이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자신이 발의하는 법안에 대해 직접 공청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박 전 대표가 복지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친박계 대변인 격인 이혜훈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늘 공청회를 두고 (박 전 대표가) 대선행보에 시동을 거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김문수, 김포 연평도 주민 방문 “안보 시급하다.”

     

  •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안보’를 내세우며 보수 세력 집결에 박차를 가했다.

    김 지사는 의정부시 경기북부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기북부기우회에 참석, "연평도 포사격 훈련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북한이 만약 도발을 먼저 한다면 이번엔 끝장을 볼 계획이고, 중국과 러시아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대북 정책에 더욱 강력한 대응 의식을 강조함으로써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계산이다.

    이와 함께 김 지사는 연평도 주민이 이주한 김포시 아파트를 방문, 피난민들을 위로했다.

    그동안 경기도는 연평도 피격으로 터전을 잃은 난민들에게 가장 먼저 구호금을 지원하는 등 안팎으로 신경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지사는 “요즘같은 위기상황에서는 종교 등을 다 떠나서 하나로 합쳐야 한다”며 “국방안보 리더십 없이는 불행한 일에 부딪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오세훈 아직은 무상급식에 몰두, 하지만…

     

  • 반면 또 하나의 잠룡, 오세훈 서울시장은 아직 무상급식 파동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형국이다.

    오 시장은 오후 2시 서초구 한국교총을 방문해 교총회원을 비롯해 학부모, 시민단체 등 35개 단체와 함께 ‘포퓰리즘 전면 무상급식 반대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공동선언을 통해 ▴전면 무상급식을 철회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조식, 석식, 방학 중 급식 제공 촉구와 ▴도시 낙후 지역과 농어촌 지역의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환경 개선 촉구 ▴급식 안정성 확보를 위한 시설 개선 촉구 ▴성폭력이나 각종 범죄에 노출된 학교 안전망 확충 촉구 ▴무상급식은 단계적 점진적으로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 안개 속 정국, 아직은 가늠하기 어려워

     

    그동안 후보로만 평가됐던 대권 잠룡들이 이 같이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정가 안팎에서의 관심이 극대화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보수집결을 외치는 김문수 지사나 복지 정책을 통해 진보 세력까지 아우르겠다는 박근혜 전 대표도 아직 내놓을 카드는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공청회를 통해 발표한 ‘복지’ 정책 외에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다른 정책 비전을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오랫동안 대선을 준비해 온 후보인 만큼 단순한 정책이나 콘셉트로 접근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음 발표 정책은 과학기술분야라는 관측도 있으며 앞으로 그동안 준비한 정책을 하나하나씩 발표할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김 지사도 자신의 블로그 등을 통해 그동안 추진한 복지 정책을 토대로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그가 국회의원 시절 입법한 ‘결식아동법’이나 GTX, 광교신도시 등 경제 분야, 중국을 대상으로 해외 무역에 투자한 성과도 계속 발표하는 방식이 예상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반격도 눈여겨 볼만하다.

    서울시의회가 예산안 처리를 시작하기로 함에 따라 오 시장도 당장은 한숨 돌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소 늦게 발동을 시작하게 되는 오 시장 입장에서도 다른 두 후보에 비해 파괴력이 큰 정책을 들고 나올 공산이 높다.

    서울시 오 시장 한 측근 “(현안들이)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며 “박 전 대표나 김 지사와 비교해 대권을 준비하는 차원은 아니지만, (오 시장이)재선 당시 내걸었던 공약을 하나하나 풀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