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기디자인지원센터, 150개 기업 지원
  • ◇ 디자인 개발, 중소기업에게는 성공의 열쇠. 하지만 현실은 그림의 떡

    각종 전자제품의 메카 용산전자상가에서 근무하는 자칭·타칭 IT 기기의 전문가들은 굳이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다. 잘 찾아보면 유명 연예인이 CF에서 광고하지 않아도 ‘쓸만한’ 중소기업 제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제품들은 대기업 제품에 비해 기기 자체의 사양이나 스펙도 좋고 폭넓은 호환성을 자랑하기 때문에 ‘마니아’ 층이 생기기 마련이다. 당연히 가격이 저렴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제품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제품도 판매량은 늘 부진을 면치 못한다. 광고 부재에 따른 저조한 소비자 인식, 불편한 A/S도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디자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용산전자상가에서 ‘전자사전’을 판매하는 김성철(31·경력 5년)씨는 “대부분 중소기업이 최저가 시장을 공략하지만, 일부 야심찬 회사는 대기업 제품보다 훨씬 고사양의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제품도 왠지 모르게 투박한 디자인이 큰 걸림돌이다. 소비자의 첫 시선을 끌지 못하면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디자인은 소비자에게 다가서는 첫인상인 만큼 판매량과 직결된다. 때문에 대기업들은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독특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는다.

    삼성전자나 애플사가 휴대폰 하나의 디자인을 개발하는데 수천억원을 들였다는 사실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실제로 2008년 기준 대기업이 제품 디자인에 투자한 금액은 평균 10억2천만원에 이른다.

    반면 중소기업 1곳당 투자 금액은 1500만원에 그쳤다. 80배가 넘는 투자금액의 차이에서 나오는 디자인 격차는 중소기업을 더 허덕이게 한다.

  • ▲ 자금 사정이 열악한 중소기업은 디자인에 투자가 망설여지기 마련이다. 서울중소기업디자인지원센터가 서울국제디자인공모전에 참가한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 자금 사정이 열악한 중소기업은 디자인에 투자가 망설여지기 마련이다. 서울중소기업디자인지원센터가 서울국제디자인공모전에 참가한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 서울중소기업디자인지원센터, “중소기업 디자인에 날개를 달다.”

    이런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서울시가 나섰다.

    서울중소기업디자인지원센터는 올해 ‘디자인컨설팅지원기업’ 100개와 ‘디자인개발지원기업’ 50개를 선정, 지속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목표는 우수한 중소기업을 선정해 가장 취약한 디자인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충분한 시장 경쟁력을 가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중소기업이 밀집한 구로디지털단지에 서울중소기업디자인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디자인이 돈이 되고 산업이 되는 서울형 디자이노믹스’를 구체화 하고 있다.

    디자인컨설팅지원은 중소기업과 디자인기업의 매칭을 통해 디자인 진단을 거쳐 디자인 전략수립, 개선방향에 이르기까지 약 한 달간 다각적인 컨설팅을 지원한다.

    지원센터는 컨설팅비용의 60%이내에서 최대 300만원을 지원하며 중소기업의 우수제품을 디자인개발지원으로 연계해 독자적인 디자인 개발능력이 부족한 기업들의 제품개발을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디자인컨설팅지원 부문에 선정된 기업은 제품디자인 분야(제조, IT, 통신, 전자 등) 49개사, 시각디자인 분야(CI, BI, 홈페이지, 홍보물, 패키지 등) 15개사, 기타 디자인 분야(GUI, UI, VR, 멀티미디어, 환경/공공디자인 등) 2개사 등 서울시 소재 기업들이다.

    주부창업기업으로 이번 중소기업 디자인컨설팅 지원사업에 선정된 주방 식품세척기기 제조기업 (주)로러스생활건강(대표, 이지인)은 “그동안 제품의 기술개발 안정화만을 목표로 투자해왔었는데, 디자인컨설팅을 통하여 기존 제품의 디자인에 불만스러웠던 부분을 해결할 수 있게 될 기회가 생겨서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디자인컨설팅지원 이후에는 개발단계까지 지원된다. 지원센터는 디자인개발지원으로 선정된 기업에는 제품디자인은 최대2천만원, 시각디자인은 최대1천만원까지 개발비용이 지원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의 디자인지식재산보호를 위한 디자인지식재산권 출원비용도 함께 지원한다.

    지원센터는 이번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디자인 경영을 통해 생산제품을 차별화하고, 기업의 경쟁력 향상 및 매출 증대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상반기 디자인컨설팅 지원사업에 선정된 (주)금잔디음향(대표, 김상윤)은 “디자인컨설팅을 통하여 기존 스피커 제품에 좋은 디자인방향을 알게 됐다”며 “회사의 큰 부담을 덜게 돼 만족하며 디자인의 결과물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중소기업 컨설팅 지원 및 디자인 개발 지원사업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디자인재단 홈페이지(http://www.seouldesign.or.kr) 또는 전화 02-838-8105~9(서울중소기업디자인지원센터)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