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애불 구멍 훼손경위 조사하자’ 조계종 문화부장 공문4대강 추진본부 “해명만하다 언제 일해...뭐라고 말해야 믿을지”
  • 지난 8일 4대강추진본부에 공문이 하나 날아들었다.
    발신처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효탄’. 내용은 '낙단보 인근 공사장에서 발견된 마애미륵보살좌상의 훼손경위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한다고 판단하고, 최초 발견과정과 훼손경과를 밝혀 공개해달라'는 것이 요지이다. 불상 우측 상단에 구멍이 뚫린 경위를 다시 조사해야한다는 것이다.

  • ▲ 낙단보 현장에서 발견된 고려 마애불. 위의 구멍은 불상이 발견되기전 흙속에 암반이 어느 규모인가 확인하기 위해 뚫었던 구멍이다.
    ▲ 낙단보 현장에서 발견된 고려 마애불. 위의 구멍은 불상이 발견되기전 흙속에 암반이 어느 규모인가 확인하기 위해 뚫었던 구멍이다.

    지난달 8일 낙동강 낙단보 통합관리센터 건설 예정지 공사장에서 발견된 마애불은 이미 보도돼 알려진대로 약 1000년전 고려 초기 불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계종도 당국도 지난달 20일 현장조사 보고회에서 “고의훼손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리를 함께한 문화부 심주완 문화재팀장도  “시공사인 두산건설은 낙단보 통합관리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작업 중에 비탈진 토사를 걷어내던 과정에서 암벽이 감지됐다. 암벽 깊이를 확인하기 위해 드릴로 구멍을 냈다”면서 마애불 훼손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추진본부는 15일 이같은 내용으로 조계종 문화부장 공문에 대해 회신할 예정이다.

    그런데 또다시 조계종 총무원 효탄 문화부장이 다시 공문을 보내 추진본부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추진본부 사업지원2팀 임광수 팀장은 “아니 오래된 나무 베면 노여움 살까 무서워 벌벌떠는 민족인데, 어찌 부처님 얼굴 알고도 구멍을 내겠습니까. 지난번에도 설명했는데 또 조사하자니....”라며 답답해했다. 또 “해명했던 것 또 하고 자꾸 해명하다 일은 언제 하냐”고 하소연했다.

    부산지방국토청 고위관계자도 “문화재당국과 공동 현장조사때 위원장이 효탄스님을 보고 ‘(이렇게 발견했으니)4대강에 상 줘야 할 일이에요’라고 말할 때 웃기만 하시더니 왜 또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구멍메우고 관리센터 옮기기로

    이 마애불은 현재 중요문화재(보물)로 가지정상태다. 이 마애불은 지난달 8일 발견돼 의성군 문화재과에 신고됐다. 그 뒤 8일부터 13일까지 문화재청 발굴제도과, 문화재청 전문위원, 경북문화재연구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등이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어 19일에는 조계종 총무원에서 현장방문을 했고, 20일 조계종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의훼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으로 발표를 했었다.

  • ▲ 낙단보 현장에서 발견된 고려 마애불. 위의 구멍은 불상이 발견되기전 흙속에 암반이 어느 규모인가 확인하기 위해 뚫었던 구멍이다.

    26일엔 조계종총무원장, 29일엔 조계종 봉은사주지 등이 방문하기도 했다. 29일엔 문화재청에서 마애보살좌상 중심반경 20m구역을 중요문화재(보물)로 가지정했다.
    11월 3일엔 박언곤 건축문화재위원장, 조계종총무원 효탄 문화부장 등의 심의결과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가 조건부 가결됐다.

    심의 결과 마애불주변엔 풍화방지를 위한 보호각 설치, 옹벽은 보살좌상과 주변경관이 어울리게 변경,  보살좌상 암벽 균열 및 상부 도로로 인한 영향 검토 등이 권고됐다.

    낙단보 주변의 소수력발전소, 임시물막이, 준설, 생태공원 등 공사는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그대로 시행하기로 했다.

    4대강추진본부 임광수 2팀장은 “CCTV를 설치해 외부인과 기자출입도 제한하고 외부 전문가 자문을 받아 이달 말까지 보호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 마애불이 발견되기전 현장 모습. 40년전 도로공사 때 덮은 바위덩어리와 토사가 가득하다.
    ▲ 마애불이 발견되기전 현장 모습. 40년전 도로공사 때 덮은 바위덩어리와 토사가 가득하다.
     
  • ▲ 바위들을 긁어내고 흙을 긁어내는 작업. 흙 속에 암반이 어느깊이로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 무렵 드릴작업을 했다.
    ▲ 바위들을 긁어내고 흙을 긁어내는 작업. 흙 속에 암반이 어느깊이로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 무렵 드릴작업을 했다.
     
  • ▲ 보호막을 친 마애불 현장.
    ▲ 보호막을 친 마애불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