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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금지 10일…학생들 "인권조례 없애주세요"

체벌보다 무서운 감점제도...쌓이면 퇴학까지 갈 수도"차라리 꾸중 듣는게 낫다" 학교에 시정 요구하기도

입력 2010-11-10 13:55 수정 2010-11-12 15:34

▲ 서울시 학교체벌이 전면 금지되면서 일선 학교는 대체 방안을 마련하면서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다. 사진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초등학교 교장들에게 체벌 없는 학교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연합뉴스

▲수업시간에 졸면 1점 ▲숙제 미제출 1점 ▲지각은 2점… 감점 30점이면 정학! 그 다음은 퇴학

지난 월요일 학교를 등교한 서울시 I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교실 앞에 붙여진 공고를 보고 저마다 “이제 살만하겠구나”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체벌 없다. 그런데 도저히 너희들이 통제가 안되니까 이런 방법이라도 써야겠다고 결정됐다. 앞으로 조심하도록!”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제6조(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2항에서 학교에서의 체벌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지난 1일부터 일체 체벌을 금지하고 이 내용을 곧 제정될 서울학생인권조례에 담을 예정이다.

평소 5분만 지각하거나 수업시간에 졸기만 해도 몽둥이찜질을 했던 학생부장의 설명에 학생들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지만, 며칠이 지난 후 오히려 “더 이상 못 참겠다”는 학생들의 불만이 학교 게시판에 쏟아졌다.

1학년 김성철(가명·남)군은 체육시간에 운동장에 침을 뱉었다가 1점이 감점됐다. 자율학습시간에 엎드려 잠을 자다 또 1점이 감점됐다. 여기에 다음날에는 학교 뒤편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돼 무려 15점이 감점됐다.

3일 만에 17점이나 감점을 받자 담임교사는 김 군의 학부모를 호출했다. “다음은 정학이다”는 무서운 경고가 어머니에게까지 전해지자 김 군은 그제서야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꼈다.

“잘못한 건 맞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 평소라면 호되게 혼이 나면 그뿐이었는데 이제 정말 학교 잘릴 것 같아요.”

▲ 서울지역 고등학교 교장들이 19일 서울시 교육청에서 고등학교 교장을 대상으로 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체벌 없는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 강연을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다. ⓒ연합뉴스

김 군처럼 대형사고(흡연)를 터트리지 않았더라도 학생들은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다. 새벽까지 학원을 다니는 학생에게 수업시간에 졸지 말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숙제를 안했다거나 지각이 잦다는 이유로 정학이나 퇴학을 당한다는 것은 생각해본 적도 없다.

ID ‘이건아니잖아’ 학생은 I학교 게시판에 “학생이니까 실수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 실수로 인해 퇴학 등 앞으로의 인생에 영향을 주는 결과가 벌어진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교육청에 고발하겠다’, ‘차라리 체벌을 부활시켜라’ 등 극단적인 말도 쏟아졌다.

하지만 학교 측도 단호하다. 체벌이 금지된 이상 마땅한 학생 통제 수단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근방에서도 엄하기로 유명한 I 고등학교 경우도 지난 1일 체벌이 공식적으로 금지되면서 수업시간에 무작정 엎드려 자는 학생, 숙제를 하지 않고도 태연하게 “학원 가느라 바빴다”고 교사에게 대드는 학생들이 생기면서 세운 특단의 대책이다.

I 고등학교 교장은 “학생은 공부하는 사람이며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라는 것은 시대가 변해도 바뀌지 않는 것”이라며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규율이 필요한데 체벌이 금지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강력한 벌점제뿐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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