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김유철 지음'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 ▲ 제15회 문학동네 수상작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뉴데일리
    ▲ 제15회 문학동네 수상작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뉴데일리

    매번 문단에 활력을 불어넣는 작가를 발굴해 온 문학동네가 제15회 문학동네 작가상 수상작인 '사라다 햄버든의 겨울'을 선보인다. 

    이 소설은 산책하듯 살아가는 이 시대의 젊은이의 일상을 담백하고 자연스러운 서술로 따라간다. 작가는 소설 속 '나'와 길 잃은 고양이가 보낸 한철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함께 살던 여자친구 S마저 떠나간 뒤 완벽히 혼자가 된 '나'.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집에만 처박혀 있던 어느 날 베란다로 찾아든 고양이 한 마리와 동거를 시작한다.

    '나'는 올버 햄튼 축구경기를 보던 중 거실을 기웃거리다가, 마침 준 샐러드를 다 먹어치운 이 고양이에게 '햄튼' '샐러드'란 두 단어로 이름을 지어 준다.

    원래 발음인 '샐러드'보다는 '사라다'가 '햄튼'보다는 '햄버튼'이 더 발음하기 쉽다는 이유로 지어진 이름 '사라다 햄버튼'은 세상이 정해논 규칙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 이 이름처럼 세상의 틀에서 벗어난 주인공 '나'.

    작가는 '루저'로 그려질 수 있는 '나'의 희망없는 일상에 사건을 하나씩 던지며 그를 지켜본다. 복잡하게 얽힌 관계, 빗겨나간 인연, 압축된 과거 등 계속 터지는 이 모든 화살을 '나'는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 내면에 깔린 아버지와 '나'의 관계 속에 드러나는 '가족'이란 단어가 주는 가슴 시림은 어느새 코끝이 찡해짐을 느끼게 한다.
    갑자기 찾아온 기습 추위에 온몸을 웅크리고 있다면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은 따뜻한 이불처럼 독자를 감싸줄 것이다.
    고민, 좌절, 실패, 상처 등의 이유로 무기력함이 한없이 밀려와 세상을 포기하고 싶을 때 책은 말한다. "지금 네가 겪고 있는 불안이, 아픔이, 절망이 결국 너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문학동네 펴냄, 192쪽,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