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의원, 일정 바꿔가면서까지 시청
  • 연기자 고현정이 최초의 여성 대통령 역할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드라마 '대물'은 시작 전 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더구나 고현정의 캐릭터가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이미지와 겹친다면?

  • ▲ SBS 드라마 '대물' ⓒ뉴데일리
    ▲ SBS 드라마 '대물' ⓒ뉴데일리<=SBS 홈페이지 캡처>

    드라마 대물의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를 보는 정가의 시선은 크게 다르다. 친이명박계 한 핵심 의원은 이 드라마의 소재가 '여성 대통령'이란 이유만으로 시청을 하지 않는다고도 한다. 이재오 특임장관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물을 보느냐'는 질문에 "이야기는 들었지만 보지는 않는다. 같은 시간에 하는 '도망자(Plan.B)'를 본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야당에선 아예 '박근혜 띄우기'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이 드라마를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치권의 시선과 달리 방송사 아나운서 출신으로 남편을 잃은 뒤 국가에 분노해 정치에 뛰어들고 여성 대통령으로 성장하는 고현정의 캐릭터와 대통령의 딸로 20대부터 퍼스트레이디로 살아온 박 전 대표의 삶의 행보는 다르다. 오히려 아나운서 출신이란 점에서 한나라당 전여옥, 민주당 박영선,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등이 먼저 떠오를 수 있다. 

    그럼에도 정가의 시선은 물론 일반 시청자들까지도 고현정의 캐릭터에서 박 전 대표를 떠올린다고 한다.

    방영 첫 회 잠수함 좌초, 대통령 탄핵, 아프간 피랍 등을 소재로 다룬 점은 물론 지난 21일 방영에서는 고현정이 병상에서 깨어난 뒤 한 "유세장은요?"라는 발언 등은 이런 시선을 자연스럽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고현정의 '유세장은요?' 대사는 누가 봐도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박 전 대표의 '대전은요?'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는 게 정가는 물론 네티즌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박 전 대표 측은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박근혜 입'이라 불리는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28일 전화통화에서 이 드라마를 빼놓지 않고 챙겨본다고 했다. "드라마를 보기 위해 일정까지 바꾼 적도 있다"고도 말했다.

  •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정현 의원. ⓒ연합뉴스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정현 의원. ⓒ연합뉴스

    그러나 일부 친이계의 불편한 시각이나 '박근혜 띄우기'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선 손사래를 쳤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란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그가 이 드라마의 애청자가 된 이유는 "현실 정치의 부끄러운 부분을 신랄하게 꼬집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드라마가 인기가 높고, 고현정의 캐릭터에 시청자가 공감하는 이유도 "고현정이 쏟아내는 촌철살인의 대사들에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우리 정치가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치권은 물론 일반 시청자들까지 고현정의 캐릭터에서 박 전 대표를 떠올리는 것에 대해 "박 전 대표가 바른 정치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이 드라마를 '박근혜 띄우기'라고 생각하기보다 우리 국민들이 그런 정치를 바란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면서 "고현정이란 캐릭터의 성장 과정은 박 전 대표와 다르고, 이 드라마가 박 전 대표를 모델로 한 것도 아닌데 드라마의 고현정이란 캐릭터에서 박 전 대표를 연상하는 것은 그만큼 박 전 대표가 정치를 바르게 해 왔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