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추모 및 3대 세습 규탄 대회’ 벌여“고인의 망명은 주체사상의 허상을 보여줬다”
  •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의 영결식이 있던 14일 오후, 보수단체 국민행동본부는 종로구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고 황장엽 선생의 추모 및 3대 세습 규탄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특별연사로 참석한 탈북자 강철환 북한민주화위원회 부위원장은 “고인은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고인의 망명에 대해 “주체사상의 허상과 붕괴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는 눈감기 직전까지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팔순이 넘은 노구에도 불구하고, 고인의 북한민주화에 대한 열정과 투쟁은 이곳 대한민국 땅에서도 결코 멈추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황장엽 선생은 생전 북한민주화위원회라는 탈북자 단체를 설립해 김정일의 실상을 알리는 활동을 벌여왔다. 지난 9월 9일에는 군출신 탈북자 북한인민해방전선의 출범을 적극 도우며 탈북자들이 북한민주화운동에 선봉이 될 수 있도록 독려하며 앞장서왔다.

  • ▲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본부장은 고 황장엽 선생의 서거에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 뉴데일리
    ▲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본부장은 고 황장엽 선생의 서거에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 뉴데일리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본부장도 고인의 생전 활동을 떠올리며 “7천만 민족을 사랑한 진정한 민족주의자의 타계를 진심으로 애도한다”고 전했다. 서 본부장 "고인은 진실의 편에서 남북한 좌익의 흉악한 거짓과 싸워 온 영웅"이라며 "민족반역자 김정일을 통일의 파트너로 보는 남한의 자칭 진보·좌파를 가시는 날까지 비웃었다"고 말했다.

    서 본부장은 김정일 정권보다 위험한 것은 대한민국에 있는 종북세력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막은 것이 바로 남한의 햇볕정책”이라고 주장하며 “진보를 가장한 북한 김정일의 하수꾼들은 가장 위험한 존재”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북한정권 지배층의 생각과 행태와 전략에 대하여 가장 깊은 정보를 우리에게 알려줬다"며 "그의 육신은 사라지지만 민족을 향한 애정, 진실을 향한 그의 위대한 정신은 영원히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의 뜻을 거듭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황장엽 선생의 사진과 함께 고인이 생전에 남긴 “나는 늙고 무능한 생명이지만 동지들을 위하여 바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오자 사람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고인의 안장식은 14일 오후 3시께 국립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서 거행됐다. 고인이 서거 직전까지 북한인민해방전선 출범에 참여하며,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고인이 생전에 남긴 글>

    김정일 세습독재집단은 최악의 민족반역집단이며 우리민족을 모독하는 흉악한 국제범죄 집단입니다. 김정일은 300만이상의 북한인민들을 굶겨 죽였으며 온 나라를 감옥으로 만들고 가장 비열하고 무자비한 폭력과 기만으로 북한인민들로부터 모든 것을 빼앗고 노예화 하였으며 마침내 제정신까지 상실한 불구자로 만들었습니다.

    김정일은 기아와 빈궁에 신음하는 북한인민들을 혹사하여 온 나라 방방곡곡에 자기 별장과 사냥터, 놀이터를 만드는데서 세계기록을 창조하였으며 단 하루도 인민들과 함께 땀 흘리며 노동한 날도 없고 단 하루도 군대에 나가 병사들과 생활을 같이 한 일도 없으면서 위대한 장군이요, 인민의 위대한 지도자요, 하며 자기를 신격화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한날한시에 해방된 남과 북이지만 오늘날 북한은 생지옥으로, 남한은 지상낙원으로 되었습니다. 모든 화근은 김정일 세습 독재집단의 천인공노한 비인간적 반역행위에 있습니다.

    김정일의 마수로부터 벗어나 천신만고 다 겪으며 자유조국인 대한민국을 찾아온 탈북자들은 모두 다 죽음을 이겨낸 영웅적 투사들입니다. 때문에 탈북자들에 대한 인민들의 기대는 크고 역사와 민족 앞에 지닌 우리의 책임은 중대합니다. 김정일 악당들에 대한 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시대와 민족을 대표하는 슬기롭고 용감한 애국투사들의 영웅적 투쟁모습과 빛나는 승리가 보고 싶습니다. 나는 늙고 무능한 생명이지만 동지들을 위하여 바치겠습니다. 

    2010년 9월 황장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