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이재오 특임장관이 8일 은근한 신경전을 펼쳤다.

    이 장관이 대표 선출 축하 인사차 국회 민주당 대표실로 손 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서다.

    과거 박정희 군사정권에 맞서 한일 국교정상화 반대시위를 주도했던 '6.3' 동지이자 15대.16대 국회때 같이 한나라당에 몸담은 동료 의원이었던 두 사람은 제1야당의 대표와 '여권 실세'가 돼 다시 만났다.

    전날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만나 잔뜩 각을 세웠던 손 대표는 이 장관에게도 정부 여당에 대한 쓴소리를 이어갔다. 민주화 세대의 동질감 속에 어조는 한결 부드러웠지만 말 속에는 날이 서 있었다.

  • 두 사람은 처음 대면하자마자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서로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나눴다.

    그러나 "손 대표가 워낙 잘해서 민주당에도 서광이 비친다"는 이 장관의 덕담에 손 대표는 "민주당이 잘해야 하지만 그에 앞서 정부 여당이 잘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정부를 비판했다.

    손 대표는 특히 "정부 여당이 제대로 못하면 우리가 빼앗아 오겠다"며 "정부 핵심에 있는 분의 면전에서 이런 말을 하기 그렇지만 이번에 나를 대표로 뽑아준 것은 이명박 정권 갖고는 안되겠으니 민주당이 나서보라는 뜻"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장관은 일단 "정부로서도 제1야당의 뜻을 존중하고 특히 제1야당의 대표를 존중하는 것이 정치를 잘 하는 것"이라며 "손 대표와 민주당의 뜻을 항상 존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낮은 자세를 취했다.

    이에 손 대표는 "우리는 같은 6.3세대"라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그런데 민주주의가 후퇴했다. 죄송하지만 이 정부가 국민 위에 군림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공세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그러자 이 장관은 "옳은 말씀이다. 단지 이명박 정부만 그렇게 한다는 것이 아니고 어느 정권에서나.."라면서 "정부에 들어가보니까 민주화 거치면서 아직도 청산하지 못한 부패와 불공정이 사회 곳곳에 남아있었다. 정치권과 공직사회가 앞으로 공정사회 실천에 앞장서자"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