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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니 고막에 숨결을 뱉지
이건 너를 유혹하는 메세지
Turn it up loud
Turn it up loud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몽키매직
잘 들어 널 약 올리는 메세지다
Turn it up loud (라라라라-)
Turn it up loud (라라라라-)상기한 문구는 아이돌 그룹 빅뱅의 탑(T.O.P)이 지난 6월 발표한 솔로곡 '턴잇업(Turn It Up)'의 가사 중 일부다. 별다른 의미 없이 무심코 넘어갈 수도 있는 가사지만 뮤직비디오와 함께 가사를 접할 경우 이 곡이 그렇게 단순한 곡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 곡의 가사 중에는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몽키 매직. 잘 들어 널 약 올리는 메시지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노랫말과 함께 뮤직비디오에선 원숭이 한 마리가 등장하고 이어 탑이 치아 모형을 들고 이빨 하나를 손으로 뽑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마치 최근 가요계에 파장을 불러 온 MC몽의 병역기피의혹 사건을 연상케 하는 부분이다.
'몽키 매직'이라는 대상을 '눈 뜨고는 볼 수 없다'며 경멸하는 어조, 그리고 '널 약 올리는 메시지'라는 가사를 살펴보면 현재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가수 MC몽을 지칭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MC몽의 현재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며 "마치 병역비리를 일으키고 불구속 입건된 MC몽의 처지를 비판한 것 같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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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탑의 솔로곡 '턴잇업(Turn It Up)'의 뮤직비디오 캡처.
◆"턴잇업 뮤직비디오, 1월에 이미 선 공개" =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해당 뮤직비디오는 지난 1월 빅뱅 콘서트 때 이미 공개됐던 것"이라며 "병역비리 사건이 불거지기도 전에 탑이 이같은 내용을 노래 가사와 뮤직비디오에 담아냈을리 만무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뮤직비디오에 원숭이를 출연시킨 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 동영상에 등장하는 원숭이 인형과 이빨 모형, 그리고 가사 속 '몽키매직'이라는 단어는 MC몽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빅뱅은 올 1월 29~3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0 빅뱅 콘서트-빅쇼(Big Show)'에서 이미 탑(T.O.P)의 '턴잇업(Turn It Up)' 뮤직비디오를 선 공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 네티즌은 "탑군도, MC몽씨도 다들 힙합하시는 분들이시지만 그다지 친분이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Turn it up'이 첫공개 됐던 때는 1월 말 빅뱅의 다섯번째 콘서트"라고 지적한 뒤 "그뒤로 Turn it up이 나온 것은 6월, MC몽씨의 병역비리사건이 처음 나왔을때는 6월 말~7월 초쯤으로 알고 있는데 연초에 제작된 뮤비내용에 연중사건이 들어가 있을리가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도 "그냥 우연의 일치"라며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노래 나온 시점이 엠씨몽 논란 터지기 보다 전인데 디스(DISS·힙합 가수들이 노래를 통해 타 가수들을 비방하는 것을 일컫는 말)일리가 있느냐" 고 반문했다. 이외에도 "뮤직비디오의 원숭이는 일본인을 뜻하며 이빨을 뽑는 퍼포먼스는 (일본인을 겨냥)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는 뜻"이라는 해석도 있다.
◆탑, 데뷔 전 MC몽 밑에 있었다? =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절친노트'에서 과거 H-유진과 탑이 MC몽 밑에서 그룹 결성을 준비 중이었는데 탑이 YG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옮겨 무산된 사실이 공개된 바 있다"며 "탑이 MC몽과 잘 알던 사이였던 만큼, 가사 내용 중 MC몽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 있다하더라도 전혀 이상할게 없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모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MC몽의 병역비리 사건과 탑의 뮤직비디오가 우연히 공통점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가사 + 원숭이 모형 + 생이빨 뽑기 이렇게 세개가 겹치기는 흔치 않은 일"이라면서 "아마도 오래 전부터 MC몽에 대한 소문을 들어 온 탑이 작심하고 디스를 한 것"이라는 게시글이 네티즌의 지지를 얻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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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1박2일' 캡처
문제는 이같은 주장들이 하나같이 작위적인 해석을 달고 있다는 점이다. 이 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주장이 바로 가사 속에 나오는 '몽키 MAGIC'에 대한 독특한 해석. MAGIC의 첫 글자 M과 끝 글자 C를 따면 MC가 되는데, 앞 단어 몽키와 같이 부르면 '몽키 MC', 뒤집어 부르면 MC몽이 된다는 논리다.
"'이건 너를 유혹하는 메세지'라는 가사도 '유혹'을 빨리 발음하면 '욕'으로 들릴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힙합 가수들이 디스할 때 쓰는 기술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가하면, '시간이 지났는지 신호가 오네 So Fresh Rap을 위한 Sexy한 내 고뇌', '이건 달콤한 거 뻥 안치고 설레는 맘에 100% 너 잠 못 잘걸'이란 가사도 노골적으로 MC몽을 겨냥한 것이라는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마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YG "노래 발표 시점과 MC몽 사건 맞지 않아 '황당'" = 이처럼 갖가지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탑의 '디스 논란'이 인터넷을 장식하고 있는 것에 대해 탑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사실 무근인 주장"이라며 "거론할 가치조차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시점도 타이밍도 맞지 않는 억지 주장"이라며 턴잇업이 MC몽에 대한 디스를 담고 있다는 주장을 일축한 뒤 "1월에 이미 공개됐던 뮤직비디오와 노래를 두고 이제와서 'MC몽을 공격한 것'이라는 논리는 억지스럽고 허황된 주장"이라고 거듭 항변했다.
한 음반 제작사 관계자는 "가사 대부분이 남자친구가 있는 한 여자를 유혹하기 위한 내용으로 보는 게 타당하고 '잘 들어 널 약 올리는 메세지다'하는 부분 역시 (여자친구가 있는)남자에 대한 조롱을 담고 있다"면서 "탑의 뮤직비디오에 때마침 이빨모형이 나오고 원숭이가 등장한 점은 흥미롭다고 할 수 있겠지만 가사를 찬찬히 살펴보면 노래 자체가 MC몽을 겨냥했다고 보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가요계 인사 역시 "이번 논란은 '아기무당'의 예와 마찬가지로 앞서 발생했던 '특정 사안'을 단지 재미를 위해 억지로 결과에 끼워 맞추려다보니 발생한 가십"이라며 "이같은 현상을 가볍게 즐기지 못하고 마치 사실인냥 지나치게 몰두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스트레스만 가중시킬 뿐 이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