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대책으로 5채, 여동생 위해 4채 소유"'부동산 투기'의혹 제기하며 사퇴촉구하자 "떳떳하다"버텨
  • 아파트 9채를 소유한 민주노동당 이현주 도의원(비례대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민노당 중앙당은 전날(9일) 부모 등 가족이름으로 아파트 9채를 소유해 물의를 빚은 이 의원에게 사퇴를 촉구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 의원은 최근 재산공개과정에서 모친 명의의 아파트 5채, 본인 명의 2채, 남편 명의 2채 등 가족 명의로 모두 9채를 소유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고, 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 이 의원은 이에 대해 "총 9채의 집 중 5채는 친정 부모님이 노후대책 등을 위해 마련해 둔 것이고, 본인 소유중인 2채 중 1채는 장애가 있는 여동생을 위해 무상으로 살도록 해준 상태"라고 주장했다.

    또 "동생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옆에서 보살펴 줘야 하는 상황으로 불가피하게 남편과 함께 4채를 소유하게 됐을 뿐 부동산 투기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민노당 전북도당은 이날 성명에서 "이 의원의 부동산 다수 보유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전북도민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파문 확산을 막았다. 또 이 같은 조치에도 이 의원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조만간 윤리위원회를 열어 이 의원을 제명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부동산 투기나 불법이 없었고 부모님은 50년, 부부는 20년 맞벌이를 해 떳떳하게 마련한 재산이기 때문에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버텼다. 이 의원이 사퇴를 하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하게 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10일 기자와 만나 "다른 당도 아니고, 노동자 서민의 당이라는 민노당 의원이 아파트를 9채나 소유하고 있다니 할 말이 없다.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조용히 덮고가려는 모양"이라고 혀를 내두른 뒤 "부자정당 한나라당이라고 매번 공격하더니 민노당은 '아파트 투기꾼 정당'이냐"고 따져 물었다.

    민노당 게시판에 글을 올린 네티즌은 "근본적으로 한 사람이 2~3채 이상씩 집을 소유한다는 것은 우리당의 지향점과 맞지 않는 부분"이라고 지적했고, 한 네티즌은 "수많은 당원들을 X팔리게 만드는 이 의원은 당장 민노당을 떠나라"고 성토했다.

    다른 네티즌은 "2채를 가지고 있든 10채를 사든 세금만 잘 내면 되겠지만 문제는 민노당 도의원이라는 점"이라며 "민노당 도의원이 자본주의의 모순을 아주 적절하게 잘 활용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당 관계자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민노당원 사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얘기가 확산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미꾸라지 한마리가 물을 흐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