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 산업화에 대한 논의는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있어 왔다.
    의료 산업화 정책 중 가장 기본적인 정책은 ‘투자개방형 병원’을 도입하는 것이다.
    투자개방형 병원은 자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병원들에게 투자재원을 쉽게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의료 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으로 인해 의료비가 상승하고 저소득층의 의료접근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선진화포럼이 개최한 제 47차 월례토론회에서 인제대 이기효 보건대학원장은 투자개방형 병원 허용은 투자재원 조달의 활성화와 경쟁을 통한 국민 편익 증대라는 긍정적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병원들의 자기자본 비율은 40%을 밑돌고 있기 때문에, 첨단 의료기술을 도입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투자개방형 병원 허용으로 투자재원 조달을 활성화시킨다면 정보통신, 바이오, 네트워크 기술과의 융합으로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은 시장 경쟁으로 인해 의료서비스의 가격은 저렴해지고, 질은 향상되어 사회적 후생이 증진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서비스산업은 다른 부문에 비해 일자리 창출 효과가 매우 크고, 양질의 여성 일자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한국 경제 및 노동시장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을 우려하는 측에서는 영리병원이 이익을 최대의 목표로 삼게 될 것이므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필수 의료나 사회적으로 필요성이 있는 저소득 계층 환자의 진료 기피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투자개방형 병원에서는 투자자들에게 배당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 측에서 이것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의료비를 상승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찬성 측에서는 이것은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으로 발생하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라 기존의 민간 주도 의료공급체계가 가지고 있는 필연적인 문제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국민 입장에서는 의료비 상승으로 인해 경제적 부담이 커질까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저소득층 입장에서는 아파도 의료비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두려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현재 OECD국가들 중 투자개방형 의료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한국, 일본, 네덜란드를 제외한 모든 국가이다. 그만큼 영리병원은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켜 의료 산업 발전을 가져오기 때문에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채택하고 있다. 의료서비스 분야는 신 성장 동력 산업이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의료를 산업으로 육성시키고 있다.

    이렇게 투자개방형 병원 허용은 의료산업의 발전과 세계적 흐름을 고려했을 때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니만큼 신중해야 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 영리병원 도입에 대한 우려들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서 생기는 부작용이 아닌 기존 체계에서도 가지고 있었던 문제점이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니만큼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도 함께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이 의료산업 육성의 모델로 삼고 있는 싱가포르의 경우 공공병원과 영리병원의 역할을 분명히 구분하고 있다. 주식회사 병원을 도입해 의료관광, 프랜차이즈 사업, 건강식품 판매, 해외환자 유치 등의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국공립 병원은 중증환자 진료의 80%를 담당하는 공공기능을 하고 있다. 또한 의료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태국에서도 많은 영리병원들이 상장되어 있지만, 공공의료기관이 민간의료기관보다 더 많다.

    이렇듯 의료산업 선진국에서는 투자개방형 병원의 활성화와 함께 안정된 공공의료체계를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투자개방형 병원의 장점만을 내세우며 허용을 촉구할 것이 아니라, 부작용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공공병원 확충에 대한 구체적 정책도 함께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반(反)을 수렴한 합(合)의 정책이 제시된다면,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권윤정 / 한국선진화홍보대사 6기, 이화여 기독교학과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