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변호사 “수사에서 이상한 돈 흐름 나와”“전직 대통령 수사를 감만 갖고 할 것 같나?”“현재 야당 중진도 박연차 전 회장 돈 받았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죽어서 살아난 사람 많다.”
    지난해 5월 대검 중수부장으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52) 변호사가 당시 수사와 관련, 민감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 변호사는 5일자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조현오 경찰총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있다’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틀린 것도 아니고 맞는 것도 아니다”라며 “꼭 차명계좌라고 하긴 그렇지만 실제로 이상한 돈의 흐름이 나왔다면 틀린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조 청장이 어떤 얘기를 어디서 듣고 그런 얘길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검찰이 ‘그런 것 없다’고 했는데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하면 될 것을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자료사진
    ▲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자료사진

    이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 수사의 핵심을 모두 꿰뚫고 있는 인물.
    그는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박연차 전 회장 금품 수수 여부, ‘노무현 차명계좌’의 존재 여부 와 관련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청문회 증인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는 이와 관련해 “청문회에 나가려고 했지만 야당도, 여당도 나가는 걸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나오지 말라고 했는지) 말할 수 없다”며 “(출석하지 말라고 한 사람들이)여에도 있고 야에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날 고발하나”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박연차 전 회장의 말을 너무 믿은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 “검사가 전직 대통령을 수사하면서 감만 갖고 수사할 것 같은가”라며 “내가 얼마나 철저한지 아나. 계산과 계산을 거듭한 끝에 수사를 진행했다. 난 절대 나를 포함해 내 부하를 사지로 몰아넣지 않는다. 수사 실패하면 나만 죽나? 부하들도 다 죽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연차 전 회장의 돈이)지금 야당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정치인도 돈을 받았다. 내가 개런티할 수 있어. 최소한 1만 달러다”라며 “솔직히 말해 노 전 대통령이 죽음으로써 살아난 사람이 여럿 정도가 아니라… 많다”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과 박 전 회장 사이에 있었던 일도 공개했다.
    그는 “재임 중 청와대 사저에서 두 번 만찬을 했다고 한다. 한 번은 노 전 대통령, 권양숙 여사와 함께 셋이 만찬을 하는데…. 권 여사가 계속 아들이 미국에서 월세 사는 얘기를 했다는 거다. 돈이 없어 아들이 월세 산다고. 박씨는 그걸 ‘돈 달라’는 얘기로 알았다고 한다. 나중에 집 사는 데 한 10억원 든다고 하니까 그 자리에서 박 전 회장이 ‘제가 해 드리겠습니다’고 그런 거지”라고 털어놓았다. 이 변호사는 이 밖에 ‘박연차 500만 달러 제공설’에 대해 구체적인 정황을 묘사해 가며 수사 내용을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봉인된 노 전 대통령 수사 기록은 10년도 안 가 다 공개될 것”이라며 ”계속 정보 공개를 청구하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라“고 말했다. 그는 ”내 말만 듣지 말고, 오래돼 내가 자꾸 잊어버릴 수 있으니까 정보 공개를 청구하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