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교도관 황용희가 쓴 감옥 이야기. 격동의 80년대 현대사를 교도소에서 체험한 그의 글 속에는 12.12 군사반란 관련자, 이부영, 김근태, 이근안, 전경환, 6월 항쟁 등에 얽힌 비화들이 등장한다.
    특히 6월 항쟁을 촉발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자 이부영이 어떻게 함세웅 신부에게 관련 문서를 전달하는지 그 과정이 소상히 담겨 있다.

  • ▲ 황용희 지음 ‘가시울타리의 증언’ ⓒ 뉴데일리
    ▲ 황용희 지음 ‘가시울타리의 증언’ ⓒ 뉴데일리

    책에 따르면 교도소 안에서 발생하는 보안 사안을 1차로 취급하던 안유씨는 당시 수감 중이던 고문 경찰관 외에 상급자가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친분이 있던 이부영 전 의원에게 고문 경찰관들의 면회 기록 일부를 전달했다.
    이 전 의원은 이를 한재동, 전병용 교도관을 통해 재야운동가인 김정남씨(전 대통령 교육문화수석비서관)에게 알렸으며 함세웅 신부를 통해 이 사실을 전해들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1987년 5월 18일 “고문 가담 경관은 2명이 아니라 5명이며 조직적으로 축소 은폐됐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치며 탈주하려던 지강헌, 소금물로 철창을 삭히는 사나이, '착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을 발휘하다 사람을 죽인 청년, 바늘을 삼키는 꼴통(?), 베트남전에서 금괴를 밀수한 사나이 등, 죄와 벌의 과정 속에 벌어지는 온갖 인간 군상의 모습을 엄숙하게, 때론 익살스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멘토프레스 펴냄, 294쪽, 1만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