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희대 음대 교수가 여학생을 성희롱 한 뒤, 학부모에 폭행을 가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경희대  음대 학생들은 최근 국회와 교육과학기술부, 여성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인간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일부 교수가 학교를 망가뜨리고 있다'며 탄원서를 제출하고, 음대에 재직 중인 A교수의 추태를 고발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A교수는 이달 초 음대 2학년에 재학중인 한 여학생의 학부모가 운영하는 경기도 과천의 중식당에서 술자리를 갖고, 여학생에게 여러 차례 술을 권하며 자신에게 술을 따를 것을 강요했다.
    이후 취기가 오른 A교수는 여학생에게 "내 연구실에 놀러와라. 내 방은 일단 들어오면 문 열고 나가기가 힘들다"며 성희롱 발언을 일삼으며 "내가 경희대 음대의 실세"라고 거드름을 피웠다. 듣기 거북한 대화가 이어지자 여학생의 어머니는 딸에게 먼저 집으로 돌아 가라고 말했다.

    회식이 끝날 무렵 A교수와 여학생의 아버지 두 사람만이 테이블이 남겨지자, A교수가 여학생 아버지의 머리를 술병으로 내리쳐 기절시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병원으로 실려간 학생의 아버지는 머리 상처 부위를 15바늘 꿰맸고, A교수는 폭행 혐의로 과천경찰서에 입건돼 수사를 받았다.

    여학생의 아버지는 "당시 A교수가 만취했지만, 때리고 맞을 만한 말다툼을 한 것은 아니다"라며 "처음에 사과를 해왔던 A교수가 수일 전부터 자신이 오히려 맞았다고 주장해 어이가 없다"고 밝혔다.

    음대 학생들이 제출한 탄원서를 통해 밝혀진 A교수의 추태는 이뿐만이 아니다. 탄원서에 따르면 A교수는 지난 2월 남녀 학생 수십명과 함께 인천의 한 펜션으로 3박 4일간의 캠핑를 떠나 자신의 숙소에서 남학생들을 모두 나가라고 한 뒤, 여학생들과 2시간가량 술자리를 가졌다.

    한 남학생은 "술자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여학생들이 말하진 않았지만 부적절한 자리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고 증언했다. 또한 당시 캠프에서는 고학년 남학생이 여자 신입 여학생에게 강제로 키스를 하는 등 성희롱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학생들이 가장 크게 지목하고 나선 것은 A교수와 여학생의 모텔 출입 의혹이다. A교수는 지난해 말 학생들과의 술자리가 끝난 뒤, 여학생 2명과 학교 후문 근처 모텔로 들어가는 장면이 다른 학생에게 목격됐다. 당시 A교수를 고발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등 학생회 내부의 논의가 있었지만 해당 여학생들이 증언을 거부해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음대의 특성상 A교수는 지도학생 60여명에 대한 학점과 장학금, 취업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같은 문제가 수면위로 쉽게 드러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학생회 간부는 "A교수가 자신을 비판하는 학생에게 F학점을 주는 등 실제로 보복을 했다"며 "많은 학생들이 A교수의 잘못을 알아도 참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는 해당 교수의 행적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