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기 낳으면 다들 부러워서 난리가 날걸”
    “어차피 우리 형편은 달라지지 않아”

    아이를 낳을 수 없는 가난, 그 비인간적인 조건을 그린 '연극열전3' 여덟 번째 작품 '경남 창녕군 길곡면'이 오는 30일부터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 ▲ 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 ⓒ 뉴데일리
    ▲ 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 ⓒ 뉴데일리

    현존하는 독일 최고의 극작가로 손꼽히는 프란츠 크사버 크뢰츠의 대표작 '오버외스터라이히'를 원작으로 하는 '경남 창녕군 길곡면'은 평범하게 살아가던 결혼 3년 차 부부가 계획에 없던 아이를 갖게 되면서 생기는 갈등을 ‘극 사실적’으로 그리는 작품이다.

    평범한 부부의 별 다를 것 없는 일상 속에 어느 날 임신이라는 사건이 터지면서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아내 선미와 낙태하기를 바라는 남편 종철의 대립이 생기고, 이를 통해 관객들은 무심코 지나는 일상 속의 생생한 삶의 단편에 직면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경남 창녕군 길곡면'은 독일 뮌헨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작고 조용한 마을의 이름을 지칭하는 '오버외스터라이히'를 한국 특성에 맞게 번안한 제목. 구체적인 지명을 일컫는 다기 보단 ‘서울과 멀리 떨어진 작은 마을 어딘가’를 지칭하는 이 제목에는 선미와 종철 부부의 이야기가 그 누구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극단 백수광부' 워크숍을 통해 발굴돼 2007년 첫 선을 보인 '경남 창녕군 길곡면'은 이후 ‘2인극 페스티벌’ 초청, ‘2009 아르코 극장 초이스’로 선정돼 3년 연속 공연될 정도로 공연 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수작이다.

    초연부터 '경남 창녕군 길곡면'을 이끌어 온 류주연 연출의 감각적인 번안과 리얼한 캐릭터 해석은 2010년 현재의 한국 관객들과 공감할 준비를 마쳤다. 바닥의 선과 커튼만으로 구획하여 설정한 미니멀한 무대의 공간 전환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이다.

    애교만점 새내기 주부 여주인공 선미 역에는 최근 연극 '뷰티퀸'에서 어머니에 대한 섬뜩한 애증의 감정이 있는 모린 역으로 열연을 한 김선영이, 무뚝뚝한 경상도 남편 종철 역에는 조용한 매력 속에서 작품에 대한 깊은 성찰이 돋보이는 이주원이 다시 한번 호흡을 마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