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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까지만 해도 세계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평가되던 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 문제가 이제 별 관심거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자금사정이 어려운 유럽 국가들이 최근 국채를 순조롭게 발행한데다 미국 경제의 회복이 더딘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는 오히려 미국 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재정적자 문제로 허덕이는 스페인의 경우 지난주 15년만기 국채를 어려움없이 발행해 38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금리는 5.116%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지만 유럽 위기국가들이 막대한 빚을 갚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을 아무도 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빗나간 셈이다.
지난주 무디스는 포르투갈이 국가부채 부담이 심하고 향후 성장도 지지부진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국가 신용등급을 두단계 낮췄다.
이는 포르투갈의 재정적자 문제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었지만 투자자들은 호들갑을 떨지 않고 담담하게 이 뉴스를 받아들였다.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유럽 일부 국가들의 재정적자 문제가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그리스 등의 국가들은 지난 봄 이후 꾸준히 재정적자 문제로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나라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더라도 수요가 거의 없어 시장에서 소화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했다.
투자자들은 이런 나라에 안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관심을 기울였으며 신용등급 하락 소문이라도 들리면 자산을 팔아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자콥 펑크 커크가드 연구원은 "유럽에는 많은 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시장을 진정시키거나 시장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릴만한 많은 조치들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르투갈과 이탈리아는 국채를 순조롭게 발행했고 그리스는 공공지출 감소와 임금동결에 합의했다.
또 유럽 국가들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독일의 산업이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으로 미국 경제는 예상과 달리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유럽에 대한 우려가 미국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두 달 전에는 유럽의 위기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처럼 보였던 미국 경제와 비견됐지만 지금은 여러 경제 지표들이 미국의 경기회복이 지지부진하며 실업률도 여전히 매우 높은 상태에 있음을 보여주면서 상황을 역전시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경기진작을 위한 정부의 조치가 약발을 다했지만 민간부문의 일자리 창출은 아주 미진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으며 지난주에는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3.2~3.7%에서 3.0~3.5%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자들은 더블 딥(경기 회복 후 침체) 가능성이 있는 미국보다 유럽이 오히려 안정적인 것으로 보기 시작했다.
인터액티브 브로커스 그룹의 앤드루 윌킨슨 수석 분석가는 "유럽에서는 생산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경기침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언제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미국의 경제는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