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인기드라마 ‘동이’에서 ‘정상궁’으로 출연 중인 탤런트 김혜선이 소속사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소속사 대표가 “1억3000만 원 상당의 금전적 피해를 당했다”며 김혜선을 ‘사기 혐의’로 고소, 사건이 양자 간 극한 대결로 치닫고 있다. 

    ◆김혜선,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소송' 제기 = 사건의 발단은 지난 16일 있었던 서울중앙지법의 재판결과가 언론에 노출되면서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4부(김인겸 판사)는 지난해 김혜선이 전 소속사 거황미디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할 당시, 방송 출연료를 제때 지급받지 못했고 대표로부터 폭행을 당해 전속계약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김혜선은 지난해 3월 거황미디어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며 상기한 이유를 들어 "전속계약금을 반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한 바 있다. 이에 거황미디어는 "전속계약금 2억원은 물론 활동비용 1억5000만 원을 합친 3배를 배상하라"며 맞소송을 냈었다. 

    이에 재판부는 "당시 소속사 대표 권모씨가 김혜선을 폭행, 상해를 입힌 만큼 신뢰 관계 훼손에 따른 '전속계약 해지'는 당사자가 언제든지 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힌 뒤, 다만 "소속사가 김혜선에게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어 김혜선은 소속사에 전속계약금 2억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속사 대표가 폭행을 가해 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한 이상 활동비용 1억5000만 원을 (소속사에)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덧붙였다. 

  • ▲ 소속사와 법적공방을 벌이고 있는 탤런트 김혜선.  ⓒ 김상엽 기자 
    ▲ 소속사와 법적공방을 벌이고 있는 탤런트 김혜선.  ⓒ 김상엽 기자 

    ◆폭행에 따른 ‘전속계약해지 타당’ 결론 = 사건의 개요를 정리하면 지난해 거황미디어 대표로부터 폭행을 당한 김혜선이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동시에 전속계약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고 소속사는 전속계약금과 활동비를 합친 금액의 3배를 배상하라는 맞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결과는 상기한 대로 소속사 대표가 김혜선에게 폭행을 가한 점이 인정돼 전속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했으나 김혜선은 소속사에 전속계약금 2억 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으며 대신 활동비 명목으로 받았던 1억5000만 원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만일 폭행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면 연기자가 일방적으로 전속계약해지 요구를 한 것에 대해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이는 김혜선이 제기한 ‘출연료 미지급 문제’가 인정되지 않아 양자 간 신뢰관계를 훼손시킬 만한 행동을 소속사 측에서 제공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거황미디어 대표 권모씨는 “바로 이 같은 점 때문에 김혜선씨가 폭행 부분을 걸고 넘어진 것”이라며 “전속계약 분쟁의 주요 원인은 폭행사건이 아니라, 김혜선씨의 소속사에 대한 비협조적인 태도와 불성실한 방송활동, 또 이로 인한 상호 불신에 있다”고 지적했다. 

    권씨는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번 분쟁의 원인이 전적으로 소속사의 폭행으로만 비춰지고 있어, 이에 대해 보다 자세한 해명이 필요할 듯해 몇 가지 쟁점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며 장문의 반박 성명을 각 언론사에 배포했다. 

    ◆권씨, 김혜선 ‘수억 원 대 채무’ 대신 변제 = 이 자료에 따르면 거황미디어가 김혜선과 전속계약을 체결한 2007년 이후, 김씨는 남편의 사업 자금 마련을 위해 여러 곳에서 돈을 빌렸고 이를 제 때 갚지 못해 채무자들의 상환 독촉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일부 채무자들이 방송국에도 찾아와 방송활동에 지장을 줄 정도였다고. 

    이에 김씨의 원만한 방송활동을 위해 소속사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빌려주었으나 김씨는 현재까지도 이 채무를 갚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오히려 투자를 미끼로 소속사 대표와 그 가족에게 더욱 많은 돈을 가져갔다고 권씨는 주장했다. 

    이처럼 복잡한 채무관계 때문에 김씨와 소속사 대표 사이에 다툼이 생겼고, 심지어 김씨가 소속사에게 알리지 않고 무단으로 방송 출연 계약을 진행하는 정황까지 포착됐는데 이 같은 앙금 속에 지난해 3월경 술자리에서 화해를 제의하던 중 감정이 북받쳐 멱살잡이에 이른 것을 김씨가 폭행으로 고소한 것이라고 권씨는 밝혔다. 

    권씨는 “소속사에게 수억원의 피해를 입힌 김씨가 폭행사건을 앞세워 자신을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데 대해서는 억울함이 있다고 설명드리고 싶다”며 “이번 분쟁의 일차적인 원인은 전적으로 김씨의 경제적 곤궁과 이로 인한 방송 활동의 어려움, 그리고 이를 돕기 위해 거액을 융통해준 소속사의 호의를 저버린 김씨의 후안무치에 있다고 본다”고 결론지었다. 

    ◆“김혜선에게 1억3천만원 사기 당해” = 나아가 권씨는 “김씨는 소속사와의 전속계약 분쟁 외에도 소속사 대표에 대한 사기 혐의로도 고소된 상태”라며 “김씨에 대한 고소장은 경기도 용인경찰서에 올 6월말 경 접수돼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권씨의 주장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소속사 대표인 권모씨에게 모회사에 입점할 화장품 가게에 대한 투자 미끼로 6000만 원을 가져갔고 △이어 권씨의 아내와 시어머니 등 가족에게도 7000여만 원을 빌려 총 1억3000만 원의 거액을 투자를 미끼로 가져갔음에도 불구, 현재까지 돌려주지 않고 있다는 것. △또한 이로 인한 이익금도 가로채 돌려주지 않고 있으며 소속사가 김씨가 진 거액의 채무를 해결해 준 것으로도 부족해 투자 명목으로 또 다른 거액을 가져갔다는 점에서 소속사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게 권씨가 밝힌 사기사건의 핵심 내역이다. 

    한편 이같은 권씨의 반박이 언론에 소개된 이후, 상대방 김혜선의 반론 및 해명은 현재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음은 김혜선의 소속사 대표 권O씨와의 일문일답. 

    - 계약 초기 김혜선의 개인부채 문제를 발견하고 수억 원을 빌려줬다고 하는데 당시 빚이 정확히 얼마였나? 

    장부를 자세히 봐야 알겠지만 대략 6억 원 정도로 기억한다. 김혜선씨는 당시 SBS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에 출연하고 있을 때였는데 채무자들이 자꾸 방송국에 찾아오는 등 정상적인 연기 활동을 영위하기가 어려운 형편에 놓여 부득이 소속사 측에서 한시적으로 개인채무를 대신 변제해 줬다.  

    - 폭행 문제가 대두됐다. 정말 심하게 때렸나?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김혜선씨의 채무 문제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잦은 말싸움이 벌어지곤 했다. 급기야 김씨가 소속사와는 별도로 방송 계약을 체결, 이익금을 가로채는 정황까지 포착돼 양측 간 갈등이 점점 심해졌다. 또 김씨의 권유로 가족들이 투자를 한 사실이 있는데 이에 대한 이익금을 돌려주지 않아 양측 간 앙금이 깊어져만 갔다. 이에 화해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지난해 3월 술자리를 갖던 중 감정이 북받치면서 서로 멱살잡이까지 하는 상황으로 번졌다. 사실 김씨가 당시 상황을 폭행으로 몰고 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김씨가 “앉아서 얘기하자”며 내 팔을 잡고 늘어지자 이를 강하게 뿌리친 일을 폭행으로 간주했는지는 모르지만, 솔직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김씨가 뒤로 넘어져 바닥에 몸을 부딪힌 일도 없고 내가 주먹을 휘두르거나 발로 찬 적도 없다. 전치 2주가 나왔다고 하는데 어느 병원이든 진단서를 끊으면 전치 2주는 기본으로 나온다. 가벼운 신체적 접촉이 폭행으로 비화된 점에 대해 억울할 따름이다. 

    - 사기를 당한 경위를 설명해 달라. 

    한 회사에 입점할 화장품 가게에 투자한다는 명목이었다. 사실 김씨와 집이 무척 가까운 편이다. 둘 다 용인에서 집이 있어 지척간이다. 김씨가 폭행을 당했다는 장소가 어디인 줄 아는가? 바로 우리 집이다. 식구들 다 있는 자리에서 술자리를 하던 중 나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사는 곳도 비슷하다보니 소속사 대표와 연예인이라는 신분을 떠나 매우 각별한 사이였다. 오죽했으면 거액의 빚에 시달리던 김씨에게 우선 급한 불을 끄라며 수억 원을 선뜻 빌려줬겠는가? 김씨의 제안에 투자금을 내준 것도 나를 포함해 아내와 어머니였다. 내가 6천만원을 투자했고 아내와 어머니가 7천만원을 빌려 준 것으로 기억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그동안 김혜선씨의 채무 문제를 될 수 있으면 노출시키지 않으려했다. 하지만 명백한 사기 혐의가 있음에도 불구, 김씨가 피해자로만 조명되고 있어 이렇게 해명을 하게 됐다. 일단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이상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기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