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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4일 치러지는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마 후보자가 난립하고 있다. 여기에 한나라당 전대의 특징인 1인 2표제와 여론조사 30%반영, 여성 최고위원 할당 등 복잡한 '룰'은 변수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한나라당은 전대를 통해 대표.최고위원 등 모두 5명을 선출한다. 이 중 최다 득표자는 대표가, 차점자가 최고위원이 되는 형태다. 선출직 최고위원 중 한 석은 여성 몫으로 마련해 놓았고, 여론조사(30%)와 대의원 투표(70%)를 합산하는데 대의원은 두표씩을 행사할 수 있다.
25일 현재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는 홍준표 안상수 정두언 남경필 조전혁 의원,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등이다. 여성 후보로는 이혜훈 정미경 의원이 출마회견을 마쳤다.
대표자리를 놓고 보면 초반구도는 홍-안 2강체제로 빠르게 굳혀지고 있다. 박근혜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국민권익 위원장 등 이른바 거물급들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흥행요인은 반감됐고, 친박계 후보가 아직 교통정리가 되지 않았단 점에서 출마자 가운데 상대적으로 경륜과 연배가 높은 두 후보가 당권 경쟁체제를 만들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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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준표 의원 ⓒ 연합뉴스
4선인 두 의원은 차례로 원내대표를 지냈는데 친이계 안 의원의 경우 원내대표 재임당시 당내 주요현안에 강하게 목소리를 내왔고, 여권핵심부와 당내 동료 의원들의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 23일 열린 안 의원 출판기념회에는 여권인사 11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며 세를 과시했다.
그러나 원내대표 시절 미디어법 강행 처리와 불교계 관련 사건, 친이 대표 주자라는 점 등이 이번 전대의 취지인 '쇄신'이란 단어와 다소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또 '강성 친이'라는 짙은 계파색은 당내 시급한 과제인 계파갈등 불식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반면, 홍 의원의 경우 범친이계에 속하지만 스스로도 "홍준표는 도꼬다이(단독)"이라고 칭할 정도로 계파구도에서 비주류를 자임하고 있다. 여기에 '버럭준표' '홍반장' 등으로 불리는 그는 당내 현안에 직설적 화법을 쏟아내는 스타일로 안 의원의 강점인 '추진력'에 맞설 수 있단 평가다. 또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세를 탄 홍 의원은 안 의원보다 대중적 지지도가 높아 여론조사에서 상대적 우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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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상수 의원 ⓒ 연합뉴스
다만 안 의원에 비해 친이계 내 지지도가 떨어진다는 점과 '돈키호테' '독불장군'이라고 불릴 정도로 '통제 불가능할 듯한 이미지'는 당을 아우르는 수장의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이다.
이에 홍 후보 측은 상대방의 단점은 최대한 이용하고 그와 차별성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계파색이 짙은 안 의원과 달리 홍 후보는 '계파 초월'을 내세우고 있고, '봉은사 외압설' 로 구설에 올랐던 안 의원을 겨냥한 듯 그의 출마 선언날에 맞춰 조계종으로 자승 총무원장을 예방해 불심잡기에 나선 것이다.
홍 후보 측은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홍 후보가 안 후보를 10%p정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면서 "일부 강성친이 세력들이 주장하는 '안상수 지지론'의 경우 한나라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당원들과 국민들의 지적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는 28일 홍 후보 출판기념회 때 당원중심제와 관련한 당 개혁 비전을 확실하게 보여줄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당 관계자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안 전 원내대표가 강한 세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친이 정통이라는 한계가 반성없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한 뒤 "비슷한 성향이지만 당 노선을 충실하게 이을 수 있고, 전대의 키워드인 쇄신을 병행할 수 있는 쪽은 홍 후보가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