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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를 맞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으나 현격한 전력 차이를 드러내며 3점차 대패를 당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17일 오후 8시 30분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조별 리그 B조 2차전에서 전반 17분 박주영(모나코)이 자책골을 범한데 이어 전반 33분, 후반 32분과 35분 아르헨티나의 이과인에게 헤트트릭을 허용하며 1-4로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박주영, 통한의 '자책골'…통산 2번째 기록 불명예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17분 왼쪽 프리킥 상황에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프리킥이 박주영의 정강이에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흘러 들어가는 자책골을 범했다.
박주영은 지난 1986년 멕시코월드컵 조별리그 이탈리아전에서 조광래가 자책골을 범한 데 이어 통산 2번째로 한국팀에게 실점을 안기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한 점차로 끌려가던 한국은 전반 33분, 이과인에게 기습적인 헤딩슛까지 허용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고 말았다.
허정무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박주영(AS 모나코)을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내세운 가운데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사용한 4-2-3-1 포메이션을 구축, 아르헨티나의 파상 공세에 대비했으나 초반부터 극단적인 수비적 전술을 펼치면서 볼 점유율이 급감함에 따라 아르헨티나에게 공격의 주도권을 넘겨주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한국은 원톱 박주영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염기훈(수원), 이청용(볼턴)이 받치는 형태에 기성용(셀틱)과 김정우(광주)를 윙백으로 앞세운 이영표(알 힐랄), 이정수(가시마), 조용형(제주), 오범석이 탄탄한 4백 라인을 구성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테베스, 이과인, 메시로 이어지는 공격의 흐름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한국팀의 팽팽한 밀집 수비를 뚫고 유기적인 패스를 주고 받던 아르헨티나는 여유롭게 측면 센터링과 중앙 슈팅을 구사하며 수차례 한국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이와중에 자책골과 기습적인 헤딩슛을 잇달아 허용한 한국은 전반전임에도 불구, 패색이 짙을 정도로 수세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정신적으로 흔들린 탓인지 상대편에게 자주 공을 빼앗기는 장면을 보이며 공격을 지속적으로 허용하는 실수를 범했다.
그러나 전반 44분 프리미어리그에서 기술이 뛰어난 유럽 선수들을 상대해 온 이청용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천금같은 만회골을 기록함에 따라 바닥을 쳤던 한국팀의 사기를 끌어 올렸다.
이과인 '헤트트릭', 아르헨 3골차 달아나
전반 막판 이청용의 투지로 만들어 낸 골로, 한 점차 추격전을 벌이게 된 한국은 후반 들어 전반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아르헨티나가 수비라인과 2선 공격진 사이에 미세한 틈을 노출시키면서 한국의 공격이 조금씩 활로를 보이기 시작한 것.
후반 19분 메시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날린 프리킥을 잘 막아낸 한국은 후반 20분을 지나면서 점차 코너킥과 센터링 횟수가 늘어나며 되레 아르헨티나를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반까지 한국 진영에서만 치열한 볼 쟁탈전이 벌어졌다면 후반 들어선 보다 경기장을 폭넓게 활용, 양측 진영을 공격수들이 활발히 오가는 모습을 보여 흥미를 더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후반 32분과 35분 이과인이 연속으로 골망을 가르며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호주에 이어 4골을 허용한 2번째 국가가 됐다.
▲한국 선발 리스트
GK : 정성룡
DF : 오범석, 조용형, 이정수, 이영표
MF : 기성용, 김정우, 이청용, 박지성, 염기훈
FW : 박주영▲아르헨티나 선발 리스트
GK : 세르히오 로메로
DF : 가브리엘 에인세, 마르틴 데미첼리스, 왈테르 사무엘, 구티에레스
MF : 앙헬 디 마리아, 막시 로드리게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FW : 곤잘로 이과인, 카를로스 테베스, 리오넬 메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