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라도나 감독을 비롯해 다혈질적인데, 심리적인 측면에서 상대를 과격하게 만들고 초조하게 만들면 우리로서는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허정무 감독이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을 앞둔 14일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아르헨티나를 잡기 위한 핵심 전술로 '심리전'을 꺼내든 것이다. 다혈질인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심기를 건드려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고 침착함을 잃게 만들어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계산. 그러기 위해서는 태극전사들의 터프하고 거친 모습이 필요하다.

  • ▲ 왼쪽부터 한국대표팀 허정무 감독과 아르헨티나 대표팀 마라도나 감독 ⓒ 연합뉴스
    ▲ 왼쪽부터 한국대표팀 허정무 감독과 아르헨티나 대표팀 마라도나 감독 ⓒ 연합뉴스

    허정무 감독은 선수시절 아르헨티나 마라도나 감독과 이 같은 플레이를 펼친 적이 있다. 허정무 감독은 국가대표 시절,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 출전해 상대팀 선수 마라도나를 거칠게 마크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했던 적이 있다. 바로 '태권축구'라는 오명을 받았던 경기였다.

    허정무 감독은 “당시 타임지에서 '태권도 축구'라고 왜곡 보도했다. 진짜 심한 파울이었으면 퇴장을 당해야 하는데 난 경고도 받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1986 멕시코월드컵 우승국 아르헨티나가 가장 못했던 경기가 바로 한국과의 경기였다. 마라도나 역시 한국전에서 가장 못했다. 골도 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거친 플레이는 도를 넘지 않는다면 상대를 주눅 들게 할 수 있기에 영리한 선수만이 사용하는 심리전인 셈이다. 한국의 1차전 상대 그리스 역시 터프한 수비로 유명했지만 한국 대표팀은 말려들지 않았다. 침착하게 대응했다. 그래서 오히려 그리스가 더 당황했고 스스로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허정무호가 B조 최강 아르헨티나를 넘기 위해 꺼내든 카드인 "심리전". 아르헨티나가 허정무호의 심리전에 말려든다면 승산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