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찬 국무총리가 8일 국무회의 말미에 "지방선거 얘기를 좀 해보자"고 말했다가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에게 면박을 당했다고 10일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 ▲ 정운찬 국무총리. ⓒ연합뉴스
    ▲ 정운찬 국무총리. ⓒ연합뉴스

    정 총리는 회의 말미에 주호영 특임장관이 "선거결과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하자 그런 제안을 한 것이다. 이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경우 선거 컨셉트(concept)도 잘 잡고 열심히 뛰어서 승리한 것 같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 위원장이 다음과 같이 말하며 제동을 걸었다고 한다.

    "우리들은 공무원이고, 선거에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 사람들인데 선거 결과를 가지고 국무회의 석상에서 그 후일담을 주고받는 것은 옳지 않다. 여당과 공동운명체인 정부의 정책이 혹시 잘못된 게 있다면 그런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는 자리는 따로 만들어 논의해야 한다. 국무회의는 정당회의와 다르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고 정치적 영향력이 큰 이 위원장의 일침에 선거 얘기는 쏙 들어갔고, 분위기는 엄숙해졌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정 총리는 9일에도 뼈아픈 말을 들었다고 정 총리는 이날 박희태 신임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담소를 나누다 박 의장으로 부터 "이제 (총리 한 지) 얼마나 됐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정 총리는 "8개월 반 됐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장이 웃으며 "그 좋은 두뇌로 8개월반 했으면 많이 했네"라고 했고, 정 총리는 "두뇌가 좋지도 않지만 8~9개월로 국정현안을 파악하기는 충분치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박 의장은 "이제 총리 폼 잡기가…"라며 말을 흐렸다.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정 총리에게는 뼈 있는 말을 한 것처럼 들렸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