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기초단체장이 마구 해 처먹다가 쇠고랑을 찼다. 왜 그런 사람이 생겼을까? 우선 범죄를 자행한 그 당사자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는다. 그런 사람을 뽑아준 유권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겼다. 사기꾼과 바보들의 합창인 셈이다.
     더 심하게 말하면, 바보들이 바보 업보를 받은 것이다. 그러면 바보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그런 자인 줄 알았나?” 그러나 모르는 것도 죄다. 모르면 모르는 것 만큼의 나쁜 결과를 당연히 만나야 한다. 그런 바보들일 수록 이렇게 즐겨 말한다. “나는 정치에도, 투표에도 관심이 없다” 

     선진국이란 어떤 나라인가? 선진 국민이 있는 나라다. 선진 국민은 후보들의 공적인 이력(履歷)과 주장과 입장에 관한 정보를 집요하게 수집하고 간파하고 검증하는, 똑똑하고 영악한 유권자다. “나는 투표에 관심이 없다”의 정반대다. 그러면 이렇게 또 말할 것이다. “누가 누구인지 알아야지 원...” 

     그러나 그 말도 “나는 바보로소이다”란 소리밖엔 안 된다. 요즘 같은 정보화 세상에서는 부지런히 물어보고 알아보고 들어보고 두두려 보면(콤퓨터) 웬만큼 다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맹~하고, 생각 없고, 막혀서 뭘 모르는 것이다. 제 지갑의 돈하고 투표 행위가 얼마나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지도 모르면서, 어느 후보가 누구인지 열심히 알아보지도 않으면서, 그래도 살림이 조금만 나빠져도 대뜸 “정치하는 놈 들 때문에...”라고 볼멘 소리는 곧잘 지른다. 

     6월 2일 투표가 있다. 또 얼마나 많은 바보 ‘업(業)’이 만들어질지...민주주의는 보물이다. 그걸 쟁취하려고 한 시대가 비싼 대가를 치뤘다. 하지만 그 보물을 3류 군중이 값없이 다루고 있다.